신흥국 '달러 가뭄난'에 시달려...글로벌 경제위기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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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6-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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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수출·관광객 급감...20년만에 최악의 달러난

코로나19 사태로 신흥국의 달러 가뭄이 우려된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수출과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신흥국들의 외화벌이가 쉽지 않아진 데다 자국 통화 약세로 외채 상환 부담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이 같은 달러 부족 현상은 신흥국의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을 통해서 확인된다고 28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특히 신흥국에서 경상수지가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제외한 141개 신흥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로 2001년 이후 최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서비스 수출입,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의 이동에 따른 대가의 수입과 지급을 종합한 것을 뜻한다.
 

32개 신흥국(중국 제외)의 외환보유액 변동 추이[사진=닛케이아시안리뷰 캡처]


또 신흥국의 외환보유액도 줄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을 제외한 32개 신흥국의 외환보유액(금 제외)은 2조8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500억 달러나 감소한 것이다.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은 경제 성장에 힘입어 연간 10%가량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연율 환산 1500억 달러 감소하면서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조사를 진행한 32개 국가 가운데 20개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 중 터키는 27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이 줄면서 충격이 가장 컸다. 이에 터키중앙은행은 환율 안정화를 위해 시중에 달러를 풀고 있지만, 쉽지 않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지 않는 이상 시장을 안정시키기 힘든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터키의 통화스와프 체결 요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터키 외 다른 신흥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브라질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유와 자동차, 콩, 육류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수출 규모가 줄고 있다. 특히 브라질산 농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에 대해 입증을 요구하는 등 규제 벽을 높인 상황이다.

관광 산업이 GDP의 11%를 차지하는 이집트도 위기다. 코로나19로 관광 수입이 뚝 끊기자 외환보유액이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 20% 줄었다. 그러자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박물관과 휴양지 입장료를 대폭 내리고, 공항도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이집트 역시 터키처럼 연준과 통화스와프를 맺지 못한 채 IMF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중순까지 3개월간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20~30% 폭락하면서 달러화 채무 상환 부담도 커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달러 가뭄 현상'이 비단 신흥국만의 위기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을 제외한 29개 신흥국이 2021년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달러 표시 부채는 7200억 달러에 이른다. 일본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이들 국가가 제때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채무위기가 발생하면, 터키와 중남미에 자금이 물린 유럽 금융기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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