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출규제 전날 막차 타자"···은행 창구 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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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6-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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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7 대책 이후 은행 가보니

  • 오늘부터 수도권 서남부 규제지역 묶여

  • 대부분 실수요자 중심 대출신청 움직임

  • "17일 발표내용 19일부터 적용 너무 과도"

[사진=연합]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신청을 마무리 지으려고 연차까지 쓰고 달려왔어요.”

신(新) 부동산 대출 규제 적용 전 마지막 날인 18일, 조정대상지역에 새로 편입된 지역 은행 지점들은 기존 대출 조건 막차를 타기 위한 인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부분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신청 움직임이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필수 구비 서류를 빼먹어 대출 진행이 이뤄지지 않는 등 돌발 상황도 자주 연출됐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19일부터 경기 북부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서남부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묶인다.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축소돼 대출 한도액이 크게 줄어든다. 기존 조건대로 대출을 받으려면, 반드시 이날까지는 신청 정차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셈이다. 인천 송도·청라 지역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 이날 인천 송도 소재 지점들은 관련 업무로 내내 분주한 양상을 보였다. 개점 시간인 오전 9시 전부터 주택담보대출 신청 및 문의 인원이 쇄도하며 대기 인원이 다수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오후 3시가 지날 때까지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날 만난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직원은 “대부분 하반기 준공을 앞둔 아파트 분양권을 받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대출 신청이 이어졌다”며 “전화로 관련 내용을 문의한 뒤 서둘러 지점을 방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지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에 신규 편입된 경기도 군포 소재 A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추가 규제가 발표된 이후, 전화문의보다도 신청을 위해 직접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당장 자금이 급한 실수요자 중심의 신청 움직임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시 소재 B지점 관계자 역시 “주로 잔금대출을 앞둔 고객 중심의 수요가 집중됐다”며 “주변 지점에서도 지원을 받아 안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신청 과정에서 혼선을 빚는 상황도 여러 번 발생했다. 매매계약서, 소득증빙서류, 인감증명서 등 필수 구비 서류 중 하나를 빼먹어 진행이 안 된 경우가 대다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신청 과정을 마무리 짓기 위해선 반드시 필수 서류를 모두 구비해야 한다”며 “이 중 하나를 빼먹어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출 관련 직원의 안내 오류로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었다. 과거와 달리, 규제 적용기간까지의 유예기간이 상당히 짧아진 탓이다. 이날 대출 상담을 위해 한 시중은행 송도 지점을 찾은 A씨(39)는 “오늘 아침 관련 내용을 전화로 문의했을 때, 무주택자이면서 계약서 작성을 완료했다면 오늘이 아니더라도 기존 LTV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그러나 추가적으로 알아본 결과, 오늘까지 신청 절차를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고 해 서둘러 지점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짧아진 유예기간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또 다른 대출신청자인 B씨(47)는 “만약 오늘 내로 (대출 신청을) 못했다면, 꼼짝없이 이자율이 높은 P2P(개인간거래) 대출 등으로 눈을 돌려야 했을 판”이라며 “17일에 발표한 내용을 19일부터 적용하는 건 너무 과도한 조치”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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