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장기침체] 美·中 부진 시 내년 국내 성장률 3.1% 장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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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6-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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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둔화로 경기 회복에 타격 가능성 높아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중국이 내년 이후까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위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글로벌 주요국의 장기 침체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미국은 2022년까지 현재(0%~0.25%)와 동일한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이 심각해 다소 장기간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중국 역시 경기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달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그만큼 코로나19 관련 경제적 충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문제는 두 나라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장기간 경기 침체를 못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비중은 26.8%, 대미(對美) 수출비중은 12.1%에 달한다. 둘을 합치면 38.9%나 된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수출이 위축되면서 국내 경기가 흔들리기도 했다. 실제 지난 4월 무역수지는 139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99개월 동안 이어졌던 흑자 행진이 중단됐다. 이후 집계된 4월 경상수지는 3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국내 기업의 미국 수출이 대폭 줄어들면서 적자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글로벌 주요국의 장기 침체로 수출이 둔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타격이 심하지 않다는 우리나라에서도 경기 위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

한은은 지난달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월 전망치인 2.1%에서 –0.2%로 2.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동시에 내년 성장률은 기존 2.4%보다 높은 3.1%로 내다봤다. 올해 역성장으로 기저효과가 발생하는 데다, 올해 코로나19가 안정화된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글로벌 주요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다면 한은이 예상한 3.1%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달성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기토론회에서 "한국경제가 장기침체를 피하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자칫하면 일본과 같이 장기침체의 길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국가간 거래와 교류가 줄고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며 "수출이 정체·감소될 수밖에 없어 정부가 이에 대한 문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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