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맴도는 원·달러 환율…한달만에 1210원대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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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6-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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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전일대비 8.6원 내려 1216.8원 마감

지난 3월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달러당 13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유례없는 통화 및 재정 정책으로 안정을 찾았다. 환율은 1210~1240원 선에 형성된 박스권에서 3개월째 등락하고 있으며,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환율 상방 및 하방 요인 중 어느 한쪽이 커질 경우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미·중 갈등에 하단 지지력…1200원 초중반에 묶인 환율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0원 내린 0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7.4원 내린 1218.0원에 개장해 오전 중 1210원대 중반선까지 내려왔지만, 낙폭을 줄여 1210원대 후반선에서 등락했다. 환율이 1210원대로 낮아진 것은 지난달 8일(1219.9원) 이후 한달 만이다.
 

[그래픽=아주경제]


올해 1월 2일 1158.1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연초 미·이란 간 갈등으로 오름세를 유지하다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어닥치며 3월19일 1285.7원까지 치솟았다. 6거래일 만에 92.7원이 폭등한 값이었다. 하지만 그날 밤 한·미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4거래일 만에 55.8원 급락했고, 이후 환율은 1210~1240원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더불어, 주요국의 유례없는 통화 및 재정정책이 환율 안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위험자산 기피 심리로 경색된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중앙정부가 '돈풀기'에 나선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국 교역 상대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세계 코로나 신규 확진자 확산세가 둔화함에 따라 위험기피 심리가 완화됐다. 다만 미·중 간 무역갈등이 환율분쟁으로 치달아 갈등이 고조된 점은 환율의 하단 지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경제 반등 기대감에 더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경제 재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값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내재된 불확실성에 수출기업 여전히 불안

환율이 박스권을 형성했다는 것은 이론상 국내 수출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등 시장 참가자에게 긍정요인으로 작용해야 한다. 가격이 완만하게 움직였다는 것은 불확실성이 적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결과적으로는 안정된 양상이지만, 실상은 상방 및 하방 요인이 팽팽한 탓에 박스권을 형성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것이 아니어서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원화가치를 받치는 힘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외환위기 때만큼 안 좋아진 상황에서 대외 악재가 크게 작용할 경우 '대외 요인 작용→환율 변동성 확대→수출 기업 타격→국내 경기 악화→환율 변동성 확대'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환율 안정과 관계없이 수출전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앞서 지난 4월 한국 무역수지는 9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98개월 흑자 행진이 끊겼다. 수출이 1년 전보다 24.3% 급감한 영향이 컸다. 경상수지의 경우 3월에는 1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으나, 4월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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