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헬스케어 시동] 코로나19에 韓 '원격진료' 도입 되나..미·중·일은 언택트 진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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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6-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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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과 일본 등은 원격진료 건강보험도 적용…日 4월부터 재진도 원격의료 가능

  • 원격의료 K스타트업 기지개

  • 삼성전자 심전도 앱 등 식약처 인증 '속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본토 혼슈의 최남단 와카야마현.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00명이 거주하는 이 마을 주민의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5G로 마을 보건소와 와카야마 대학병원을 연결하는 원격의료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한국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 2000명이 거주하는 이 마을에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건강관리와 진료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40명을 선정했고, 이들의 집을 간호사가 방문해서 공중보건의와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을 이용해 원격의료를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북의사협회의 반대로 이틀 만에 중단됐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서 원격의료 사업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판이했다. 일본에서는 원격의료가 진행됐고, 한국에서는 의사협회 반대로 무산됐다.

이처럼 한국에서 원격의료는 21년째 시범사업만 진행하고 있다. 참여병원들도 자신들의 병원 이름이 홍보되는걸 원하지 않는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행태가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22일부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경우 환자가 의료 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고,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치료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다만 의료계와 IT업계 등 사회전반적인 합의와 제도 등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일선 현장에서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원격진료 급증

미국, 영국, 중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원격의료는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던 원격진료 시스템을 대폭 확대 적용하고 있다. 코로나19 2차 감염을 예방하고, 환자 상태를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서다.

미국 원격진료 협회는 지난 2월에 코로나19에 대비해서 원격진료에 대한 국민건강보험인 메디케어 적용을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미국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게 승인해서 의료인들이 코로나19에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일본은 20년에 걸쳐 차근차근 원격진료 시대를 준비했다. 1997년 특정 질환과 지역을 대상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원격의료 대상제한을 없앴다. 2018년 부터는 원격진료를 건강보험에 포함시켰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일본은 재진(再診)부터 가능하던 원격진료 대상을 지난 4월부터 환자를 처음 진료하는 초진(初診)에도 확대 적용했다. 일본 후생성은 전국 병·의원 17만여곳 가운데 온라인 진료가 가능한 1만1000여곳의 명단도 신규 공개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신종 코로나 온라인 의사상담 플랫폼'을 구축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총 11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는 지난해 12월 후베이성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나온 뒤, 원격의료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핑안보험사가 설립한 핑안굿닥터는 무인진료소를 통해 의사와 환자가 대면하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무인진료소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선별하고 의심 시 지역의료기관으로 연결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핑안굿닥터의 회원은 코로나19 이후 기존 대비 10배가 증가해 11억명을 넘어섰다.
 

[사진=메디히어 제공]



◆원격의료 K스타트업 기지개

코로나19 사태로 IT 스타트업 등을 중심으로 원격진료와 관련된 기술이 속속 나오고 있다.

메디히어는 미국 한인 의료진과 환자를 대상으로 출시한 '메디히어-원격의료 플랫폼'을 코로나19 확산 기간동안 국내에 무료 출시했다.

메디히어는 정부의 한시적 원격진료 허용 이후 두 달간 8000여건의 원격진료가 발생했다. 가입자 수도 1만명으로 여러 병원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케어랩스의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은 1분기 MAU(이용자수)까 전년 대비 400% 이상 증가했다. 굿닥은 병원(약국)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처방전 발급(전송)과 진료비 수납 등 모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현재 병원 6만9000곳, 약국 2만3000곳의 정보를 누적하고 있다.

병원에서 스마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레몬헬스케어는 지난달 26일 코로나 사태에 자사 어플 다운로드가 100만건을 돌파했다. 레몬헬스케어는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전국 소재 50여개 대형종합병원이 등록돼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심전도 앱 등 식약처 인증 '속속'

코로나19 사태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헬스케어 기기를 만드는 기업의 기술도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3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 워치를 활용해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혈압에 이어 심전도까지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헬스케어 스마트기기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도 반지형 심장 모니터링 기기 카트의 식약처 허가를 지난 26일 취득했다. 손가락에 착용하기만 해도 불규칙한 맥박을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기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카트가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해 기쁘다”며 “이번 승인으로 심방세동 환자들의 일상 생활 데이터 수집을 통한 치료 및 관리 효과 개선에 기여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격의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받은 최초 사례도 나왔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휴이노는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인 ‘메모워치’가 웨어러블 의료기기로는 국내 최초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고 최근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일상생활의 간헐적 심전도 감시 의료 항목에 이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규제 샌드박스 1호 기기를 만든 업체다.

길영준 휴이노 대표는 "또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환경에서도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안전한 의료환경을 제공하고 정확한 생체신호 전송을 통해 다가오는 진료환경 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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