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송지효·김무열 '침입자', 가족이 주는 낯섦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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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6-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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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김무열 분)은 얼마 전 뺑소니 사고로 아내를 잃었다. 눈앞에서 아내를 잃은 그는 충격과 자책감으로 신경 쇠약증에 걸린 상태다. 건축가인 그는 큰 프로젝트를 앞둔 상태. 딸 예나와 함께 부모님 댁에서 지내며 충격을 회복하려 노력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서진에게 25년 전 실종된 동생 유진(송지효 분)을 찾았다는 연락이 온다. 서진은 처음 본 자신을 오빠라 부르며 살갑게 구는 유진이 의심스럽지만, 가족들은 금세 그를 받아들인다.

유진이 돌아온 뒤부터 집안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그는 조금씩 제 취향을 반영해 집안을 꾸미기 시작하고 점차 집주인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 서진은 유진과 가족들의 반응이 당혹스럽기만 한데, 설상가상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가사 도우미까지 실종돼버린다. 서진은 단박에 그의 실종이 유진과 관련이 있을 거라 짐작하고 동생의 비밀을 쫓기 시작한다.

서진은 자신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든 사건에 유진이 관련돼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동생과 가족들은 오히려 서진을 배척하기 시작한다.
 

4일 개봉 [사진=영화 '침입자' 스틸컷]


영화 '침입자'는 소설 '아몬드'로 유명한 손원평작가의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소설가로 더 명성을 얻었지만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좋은 이웃' 등 단편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왔다.

'잃어버린 아이'와 '돌아왔지만 기대와 다른 가족'이라는 주제는 손 감독의 오랜 관심사였다. 소설 '아몬드'와도 닿아있는 부분이다. 소설 속에서는 해당 테마를 두고 인물의 성장 과정을 그려냈다면 영화에서는 낯설고 이질적인 감정과 두려움을 극대화해 스릴러 장르적 재미에 주안점을 두었다.

'침입자'는 스릴러 장르의 특성과 구조를 충실히 구현한 작품이다. 영화 초중반 동생 유진이 집안에 들어온 뒤 조금씩 공간을 장악하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그려진다. 극 중 인물들이 가진 작은 문제들은 외부인으로 하여금 균열이 생기고 결국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는데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상당한 압박감과 서스펜스를 느낀다.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심리 상태는 곧 '침입자' 그 자체다. 극 초반 신경 쇠약증에 걸린 서진의 시점에서 의심, 소외감, 혼란으로 이어지는 감정은 종국에 관객조차 서진을 의심하게 만드는 구조로 이어진다.

아쉽지만 '침입자'는 다소 전형적인 부분들로 허술하다는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장르적 재미를 높이기 위해 주력해 온 흔적은 군데군데 발견할 수 있지만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인물들이 느끼는 의심과 혼란은 그간 스릴러 장르에서 흔히 봐왔던 종류고 예상 가능하다. 유진을 둘러싼 비밀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데 맥 빠지는 식으로 결말을 맺는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인물의 심리와 스릴러적 무드에 공을 들인 데 비해 유진의 비밀과 목적이 다른 캐릭터들에 의해 쉽게 구술된다. 관객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들이 줄줄 설명을 늘어놓는 셈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 깊다. '기억의 밤' '악인전' 등 최근 스릴러 장르에서 활약해 온 김무열은 '침입자'를 통해 인물의 심리 상태를 예민하게 드러낸다. 침입자 유진 역을 맡은 송지효는 그간 보지 못한 낯선 얼굴을 보여주며 스릴러 장르의 중심축으로 활약한다. 4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02분,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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