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간이식 하려고 하루 한 끼…두 달 만에 15㎏ 감량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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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5-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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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형불일치 간이식수술 성공

  • 일주일 만에 모녀 함께 퇴원

유태석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가 엄마에게 간을 이식한 딸과 그 간을 받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엄마와 진료 상담을 하는 모습.[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감암 등의 진단이 내려진 엄마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기 위해 두 달 동안 하루 한 끼만 먹는 등 강한 의지로 체중 15kg을 감량한 딸과 이에 보답하듯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어머니의 훈훈한 사연이 알려졌다.

28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 따르면 두 자녀의 어머니인 김모(52)씨는 지난해 9월 심한 피로감과 복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간암과 간신증후군(간 질환으로 신장이 망가지는 현상) 등 진단을 받았다.

남은 치료 방법은 간 이식뿐이었다. 당초 김씨는 혈액형이 같은 아들로부터 생체 간 이식을 받으려 했으나 아들은 선천적으로 간 크기가 작아 이식을 할 수 없었다. 엄마와 혈액형이 달랐던 딸 이모(25)씨가 간을 이식하기로 했지만, 지난 2월 검사에서 지방간이 발견돼 성공적인 이식을 위해서는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김씨는 이씨가 자칫 무리하게 살을 빼며 건강을 해칠까봐 말렸지만 이씨는 곧바로 식단 조절과 운동에 돌입했다. 과일, 고구마 등으로 하루 한 끼 정도만 먹으며 결국 이씨는 두 달 간 15kg 감량에 성공했다.

다행히 재검사에서 지방간이 거의 보이지 않아 이식 적합 판정이 내려졌고, 올 4월 유태석‧조원태 외과 교수 주도로 이뤄진 수술에서 자신의 간 70%를 엄마에게 이식할 수 있었다.

모녀는 수술 하루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정도로 상태도 빠르게 호전됐다.

김씨는 “딸에게 미안한 마음에 빨리 몸을 회복해 딸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잘 시간을 쪼개 밤늦게까지 걷기와 같은 재활 운동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김씨는 빠르게 회복했다. 대개 이식수술 후에는 기증자보다 수혜자가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지만, 모녀의 경우 엄마인 김씨가 빨리 회복해 수술 일주일 만에 함께 퇴원할 수 있었다.

조 교수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에서 기증자가 한 달 동안 5㎏ 정도 줄인 사례가 있지만 두 달 만에 15㎏ 감량한 건 믿기 힘든 일”이라며 “어머니를 위한 딸의 의지와 정신력에 의료진 모두 놀라고 크게 감동했다”고 전했다.

한편, 병원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 속 간 이식 수술을 한 만큼 두 사람이 입원하기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했다. 이식 수술 전에도 추가 검사로 혹시 모를 감염 위험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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