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미국 공장 투자, '면피성' 지적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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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5-2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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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미국 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고,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 등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중 분쟁의 불똥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투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게 될 반도체 공장은 5나노(㎚) 기반으로, 대만 공장에선 벌써 시험 생산 단계다. TSMC는 연내 5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며 2나노 공정 개발도 이미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로드맵을 보면 3나노 반도체 양산 시점을 2022년으로 잡고 있고, 2나노 공정은 늦어도 2024년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번에 발표된 미국 공장 양산 예상 시점이 2024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노대 자체로는 선단 공정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셈이다.

공장 투자 규모와 생산 능력을 두고도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 힘을 실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TSMC 미국 공장 연간 시설 투자 비용은 약 13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올해 투자액(150억달러)의 10%를 밑돈다.

생산능력도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장 규모로 TSMC의 12인치 팹 합계 생산능력인 월 80만장 대비 2%에 불과하다.

이번 투자가 보여주기식인 면이 크다고 해도 파운드리 업계 2위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미국의 투자 압박이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돌리고 있다. 1996년 설립됐으며, 올 1분기 매출은 1조1021억원 규모이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 수준은 11나노 이상으로 국내 파운드리 공장과 비교해 상당 수준 뒤처진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시안(西安) 낸드플래시 공장에서는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고 있어 미국엔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투자에 관해 결정된 바 없고 시황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실제 투자가 가시화하더라도 TSMC의 투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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