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분기 최악의 실적…‘脫·非정유’ 사업으로 생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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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5-0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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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이노베이션, 미국 중국 유럽 등 전기차 배터리 공장 확대

  • GS칼텍스, 전기차·수소차 충전·공유킥보드 등 토털 에너지스테이션화

  • 에쓰오일, 고부가 석유화학 공장 가동...태양광소재 기업 투자 손실도

국내 정유사들이 코로나19의 확산과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올해 최악의 실적 쇼크에 직면했다.

업계는 전통적인 정유사업만으론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 이에 각사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정유4사의 영업적자가 기존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에 달했다.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로, 당초 시장 전망치의 50% 이상을 상회한 규모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손실이 563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국내 정유사 4곳 중 2곳만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미 적자 합계가 1조5705억원이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 적자가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본다. GS칼텍스도 5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유력하다.

지난해 정유4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3조1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수익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에 업계는 “이제 탈(脫)정유, 비(非)정유 사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면서 신사업을 통한 활로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미국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의 추가 증설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에 한창이다. 지금까지 해외공장 건설에 투자한 금액만 5조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함께 1분기 내로 감압잔사유 탈황설비를 본격 가동하는 등 고부가 석유제품의 비중도 늘릴 방침이다.

 

GS칼텍스 직원이 서울 삼성로주유소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라임'을 타보고 있다. [사진=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를 카셰어링 및 전기차∙수소차 충전,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토털 에너지스테이션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1위 전동 킥보드 공유기업 라임(Lime)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여기다 택배(홈픽), 스마트락커(큐브) 서비스를 제공해 GS칼텍스의 미래형 주유소를 ‘모빌리티&로지스틱 허브’로 구축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석유화학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남 여수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올레핀 생산시설인 MFC(Mixed Feed Cracker)를 건설 중으로,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2021년 상업가동이 목표로, 원유 정제에 더해 플라스틱 제품 원료까지 만들겠다는 ‘다운스트림’ 전략이다.

에쓰오일도 종합에너지 화학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지난해 5조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예 1단계 복합석유화학 시설을 준공, 지난해부터 가동 중이다. 2023년까지는 추가로 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에쓰오일은 신사업에 투자해 큰 손해를 본 전력도 있다. 2011년 태양광 핵심소재(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인 한국실리콘에 2650억원을 투입, 지분 33.4%를 확보했지만 2016년 지분 전량을 헐값에 매도했다. 중국업체의 폴리실리콘 저가공세로 한국실리콘은 지난해 한 차례 부도를 맞는 등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작년 3분기에는 급기야 자본잠식 상태를 맞는 등 투자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제유가 및 석유수요 급감으로 현재 정유업계는 사상 최악의 위기”라며 “신사업을 통한 활로 모색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숙명과도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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