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핵심’ 김봉현 횡령자금으로 “회사 인수·상품권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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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4-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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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핵심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에서 횡령한 금액을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경찰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 회장이 빼돌린 수원여객 회삿돈 가운데 89억원의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89억원 가운데 5억여원은 상품권 구입에 사용됐고 너머지는 김 회장이 기계장비 회사인 인터불스(현 스타모빌리티)를 개인적으로 인수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교회 헌금으로도 1000만원가량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권은 대량구입이 가능한데다 추적이 어렵고 '상품권깡' 등으로 현금화가 손쉬워 비자금 조성의 대표적인 경로로 꼽힌다.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거나 횡령 등으로 사익을 취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기업인수 자금의 흐름을 따라가 보면 라임사태 주범들의 ‘기업사냥’과 횡령, 이를 숨기기 위한 로비 정황이 뚜렷해진다는 게 경찰 수사팀의 시각이다

당장 김봉현 회장만 해도 수원여객을 인수한 뒤, 수원여객에서 횡령한 돈으로 스타모빌리티를 인수하고 이를 통해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 더 많은 액수를 빼돌리는 경로를 밟았다.

이런 기업사냥 과정 중 스타모빌리티는 경쟁력을 잃었다. 결국 회사는 김 회장 등이 회삿돈 517억원을 횡령했다며 고발하기에 이르렀고,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스타모빌리티만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다. 라임이 투자한 기업 중 기업사냥의 대상이된 기업들이 있다.

증권시장 공시자료를 살펴보면 라임자산운용이 5%이상 주식을 보유한 곳 가운데 상당수는 경영이 어려워졌다.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와 에스모·에스모머티리얼즈 등이 대표적이다.

리드에는 라임 자금 약 5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상장사 리드 실소유주 김모 리드 회장은 수백억을 횡령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해 검찰이 소재를 추적 중이다. 결국 리드는 다음달 14일 상장폐지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에스모머티리얼즈 등을 실소유한 이 회장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수배 중이다. 이 회장은 자신이 실소유한 에스모를 통해 디에이테크놀러지, 티탑스(전 동양네트웍스)등 상장사를 연이어 인수했다.

라임은 이 회장이 인수한 기업에 20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뒤 잠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회장이 인수한 기업들도 주가가 90%이상 빠지는 등 기업가치에 큰 피해를 입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라임이 5%이상 대량으로 주식을 보유했던 기업은 20개가 넘는다. 따라서 이 20여개의 기업을 조사하면 라임관련 기업사냥꾼들을 추가로 더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금감원은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다.

앞서 라임에 투자를 받은 여러 기업 중 12개 기업은 라임 사태 의혹이 나오던 지난해 7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단순히 투자를 받은 것이라며 억울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라임운용의 CB를 받은 것만으로 회사의 경영상황을 안 좋게 보는 오해는 불식시켜야 할 부분”이라며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 회장에 대한 수원여객 회삿돈 횡령 사건 조사를 이번 주 안으로 마무리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라임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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