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새싹, 18세 김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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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04-2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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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투어 1승

  • 검증된 특급열차

김주형은 새싹이다. 땅 위로 솟은 싹은 작지만, 뿌리는 한없이 깊다.
 

파나소닉 오픈 인디아에서 우승한 김주형[사진=아시안투어 제공]


김주형(18)은 지난해 아시안투어 1승을 거뒀다. 고작 17세의 나이였다. 인도에서 열린 파나소닉 오픈 인디아는 최악의 환경 속에서 개최됐다. 미세먼지가 심해 대회가 순연될 정도로 ‘독가스실’ 그 자체. 그는 지옥 같은 골프장에서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지난 1월 홍콩오픈에서 만난 그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을 고대했다. SMBC 싱가포르 오픈을 바라봤다. 톱4 안착 시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받기 때문이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김주형은 당당하게 단독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당시 그는 “디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돼 기쁘다”며 “목표가 실현돼서 꿈만 같다”고 행복해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결정으로 디오픈 챔피언십이 취소됐다. 1945년 이후 75년 만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김주형에게는 맥이 풀리는 상황이지만, 미완보다는 완성의 2021년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김주형은 2018년 태국에서 열린 타일랜드 오픈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시안투어 관계자는 “당시 김주형을 처음 만났다. 16세던 그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태국어도 잘했다”고 회고했다

2018시즌은 태국 3개 대회에 출전했다. 타일랜드 오픈 65위를 시작으로 7월에 열린 로열 컵 공동 25위, 11월 열린 퀸스 컵에서 48위에 올랐다.

2018년 말 아시안투어 Q스쿨에 참가했다. 젊은 나이에 정규직을 노렸다. 벽이 높았다. 3언더파로 커트라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결국 2부투어 격인 아시안개발투어(ADT)에서 정규투어 진입을 노렸다.

김주형은 11개의 ADT 대회에 출전해 8번의 톱10, 7번의 톱5를 기반으로 3승을 쌓았다. 첫 승은 지난해 6월이었다. 그는 PGM ADT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ADT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멈추지 않았다. 두 달에 한 번씩 트로피를 샅바 잡듯 쥐고 들었다. 8월 시푸트라 골프 대회에 이어 10월 라야 파키스탄 오픈까지 우승해 정규투어 진출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시동이 걸린 특급 열차는 멈추지 않았다. 아시안투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11월 파나소닉 오픈 인디아에서 극적으로 우승했다. 선두를 달리던 시브 카푸르(인도)가 마지막 홀에서 실수를 저질러 기다리던 김주형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당시 김주형의 나이는 17세 149일이었다. 2005년 더블A 인터내셔널 오픈 당시 친나랏 파둥실(태국)의 17세 5일에 이어 아시안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 2위에 올랐다.

아시안투어는 뿌리 깊은 새싹 김주형을 조명했다. 2019년 Q스쿨에서 탈락의 고배를 들었던 그가 어떻게 세계남자골프랭킹(OWGR) 122위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설명했다.

아시안투어 관계자는 “김주형의 그린 적중률 당 퍼트 수, 평균 타수, 라운드당 버디 수는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선수”라며 “정확한 비교를 하기 위해서 20라운드가 필요하지만, 채우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아시안투어 기준으로 본다면 김주형의 기록은 그린 적중률 당 퍼트 수 1위다. 평균 타수와 라운드 당 버디 수는 오더 오브 메리엇을 수상한 재즈 제인와타나논(태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주형이 활약한 올타일랜드투어(ATGT)에서는 26개 대회에 출전해 4승(15.38%), 톱5 13회(50%), 톱10 16회(61.54%)를 기록했다. 태국 투어라 하지만, 베테랑급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김주형에 대해 아시안투어 관계자는 “김주형은 아직 어리다.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시안투어에서도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고 투어가 재개됐을 때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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