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에 1분기 성장률 -1.4%…민간소비 IMF 이후 최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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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4-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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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로 주저앉았다. 2008년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민간소비가 급격히 위축된 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민간소비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수준까지 뒷걸음쳤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발 경제 쇼크가 현실화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은 더욱 나빠질 것이 확실시 돼, ’연간 역성장‘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 쇼크에 ‘민간소비’ 휘청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다. 정부의 재정 부양으로 반등했던 작년 4분기 성장률(1.3%)이 코로나19로 다시 무너져버린 셈이다.

민간소비가 가장 크게 휘청였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6.4% 감소해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저조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소비 절벽'이 발생한 탓이다. 내수에서 민간 소비지출의 기여도는 -3.1%포인트에 달했다. 그만큼 성장세를 깎아먹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민간소비는) 승용차,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에서 고른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9% 소폭 증가했다.

수출도 전분기 대비 2.0%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의 경우, 1분기가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본격 반영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반도체는 소폭 증가했지만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 나머지 업권이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수입도 -4.1%로, 2011년 3분기(-4.4%)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원유 수입 등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0.2%, 1.3%씩 각각 증가해 비교적 선방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0% 감소했고, 제조업도 1.8% 줄었다. 반면, 건설업은 0.3% 증가했다.

◇연간 성장률, 관건은 ‘2분기 수출’

시장에서는 국내 연간 성장률의 마이너스 전환 여부를 가를 핵심은 ‘2분기 성장률’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에 들어서면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2분기 때 얼마나 '성장률 방어'에 성공하는지 여부에 따라, 연간 성장률이 결정될 거란 뜻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 역시 "올해 경제 성장률의 ’플러스 수성‘ 여부는 2분기 충격이 얼마나 클 것인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가장 우려가 큰 대목은 ‘수출 타격’이 본격화될 거란 점이다. 2분기부터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본격화돼 수출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달 1~20일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하며 위험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이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상 치명타를 피할 수 없다.

3월 중 고용이 악화된 건 또 다른 악재다. 3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5000명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어들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2분기부터 실물, 고용 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22년 만의 ‘역성장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 -1.5%, 모건스탠리 -1.0%, 피치 -1.2% 등 해외 신용평가기관 및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의 역성장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IMF도 올해 한국 경제가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간 경제성장률은 결국 2분기 수출 동향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마이너스 전환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자료=아주경제 미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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