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렵다더니…출혈 경쟁에 3월 번호이동자 50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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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04-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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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S20 판매 부진에도 3월 51만명 번호이동

  • "재고 소진 위해 지원금·보조금 늘렸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강변 테크노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판매점 곳곳에서 스마트폰 가격 문의를 하고 있다. [사진=노경조 기자]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수가 3개월 만에 다시 50만명을 넘어섰다.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0의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코로나19로 유통시장이 어렵다던 업계의 신음이 무색한 수치다. 번호이동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불법보조금 살포'가 꼽힌다. 

2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수는 51만1206명으로 2월 43만9606명보다 16.3% 증가했다. 번호이동자 수는 지난해 12월 50만6840명에서 올해 1월에 43만8707명까지 떨어졌지만 3개월 만에 50만명을 돌파했다.

이통3사 모두 전월 대비 20% 안팎으로 번호이동자 수가 증가했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간 번호이동이 활발했다. 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사람은 8만1077명으로 전월 대비 25.7%(1만6596명) 늘었고, 반대의 경우도 8만4060명으로 2월보다 24.4%(1만6465명) 많았다.

3월에 출시된 갤럭시S20의 판매량이 전작인 갤럭시S10에 한참 못 미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고객의 발걸음이 줄었다던 유통업체들의 볼멘소리와 상반되는 결과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량은 전작의 60~70% 수준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실제 번호이동자는 1년 전(49만9314명)보다 1만명 이상 많았다. 이통3사의 지원금과 보조금 경쟁이 초래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앞서 8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SK텔레콤은 갤럭시S10 5G 지원금을 15만원에서 40만원으로 늘렸고,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최대 45만원, 43만원까지 지원금을 상향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보조금까지 성행해 갤럭시S20에도 기기값에 3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붙었다. 보급형인 갤럭시A90은 '공짜폰'이 된 지 오래다.

업계 관계자는 "침체된 유통시장을 살리고,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구형 단말기에 지원금을 늘려 판매에 주력한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며 "지난해보다 번호이동자가 늘어난 데에는 알뜰폰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 것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번호이동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가 이달 들어 갤럭시A90의 지원금을 종전 30만원에서 55만원으로, V50S 모델은 15만5000원에서 60만원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높은 인기에 예약제로 구매 가능한 갤럭시Z플립의 지원금도 13만8000원에서 최대 40만원으로 올랐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판매점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이동전화 불공정행위 신고 포상금을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기 때문에 시중에 풀리는 보조금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이라고 해도 이통사 한 곳이 지원금·보조금을 늘리면 다른 곳들도 따라가기 마련"이라며 "조만간 구형 단말기 지원금이 줄줄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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