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방역] ②"앞서가는 K방역, 본받아야 해"...자국에 일침 놓는 유럽외신

최지현 기자입력 : 2020-04-10 08:00
韓·美, 같은날 첫 확진...극과 극 대응에 운명 엇갈려 방역모범국 韓 "왜 우리는 한국처럼 하지 못하는가"

지난 1일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푸앙의 만우절 기사. 해당 기사는 코로나19 사태로 '투르 드 프랑스'를 자국에서 열지 못하게 되자 우리나라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했다. [사진=르푸앙 홈페이지]


지난 1일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푸앙은 프랑스인들의 국민 스포츠 행사인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 대회를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현재 세계에서 감염에 가장 안전한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르푸앙에 따르면, 주최자인 ASO는 프랑스의 폐쇄 상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자 결국 프랑스 개최를 포기하고 원래 3주인 대회 일정을 2주로 단축하여 서울에서 출발해 서울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ASO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대회 안전 유지를 위한 경찰력을 충분히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아시아판' 투르 드 프랑스를 수입하기로 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합의는 ASO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르 푸앙의 만우절 기사다. 프랑스인들의 자부심과도 같은 투르 드 프랑스가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에서 열린다는 장난스러운 소식에도 프랑스 사회에서 반감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과 우리나라의 방역시스템을 프랑스 사회에서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 '유령도시' 뉴욕과 대비되는 서울...비결은 "전시 작전 같이 신속하고 기민하게"
 

슈피겔 2020년 15호에 실린 뉴욕 취재기. 매체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최고의 도시가 유령 마을로 변했다고 지적한다.[사진=슈피겔 홈페이지]


한편 시사주간지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정반대의 모습이 된 서울과 미국 뉴욕시의 모습을 대비하면서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기사를 전했다.

올해 15번째 슈피겔은 '유령 마을'이라는 제목의 뉴욕 현장 취재기에 코로나19 공습으로 공동화된 뉴욕의 실상을 담아냈다. 

지난 4일 ZDF 등 독일방송들도 뉴욕시의 텅 빈 도심과 의료 붕괴 직전의 병원, 매일 망자로 가득 차는 임시 영안실 실태를 보도했다. 영상은 한 시민의 "9·11 테러 때도 이만큼 처참하지 않았다"라는 분노에 찬 외침과 "그들은 시체가 아닙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고, 어머니고, 할머니입니다. 시체가 아니라 사람들이에요"라며 애도하는 장례사의 인터뷰를 실어 뉴욕시의 비극을 세계에 알렸다.



반면 르푸앙의 표지가 보여주는 서울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매체들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도시에서 마스크를 쓴 채 봄을 맞은 시민들의 모습과 철저한 방역전문가들, 질서를 유지한 채 원활히 돌아가는 병원들을 비춘다.

슈피겔은 뉴욕 현장 취재 기사 바로 뒤에 '온 나라를 테스트하다'라는 제목의 한국발 코로나19 기사를 실었다. 매체는 "한국의 첫 환자는 1월 19일에 한국에 들어왔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도 첫 환자 발생을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이 귀중한 몇 주를 낭비하는 동안 한국은 일찌감치 대응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슈피겔은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첫 환자가 발생한 사실에 방점을 둬 뉴욕과 서울의 대조적인 모습을 더 선명히 만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이날 가디언의 기사는 첫 확진자 발생부터 그날까지 미국의 방역 상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상세하게 분석하고 재구성해 호평을 받았다.

가디언은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 1월 20일은 역사상 특별한 날이 될 것"이라며 "그날 이후 극과 극의 대응이 결국 두 나라의 운명을 갈라놓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은 바로 방역 회의를 소집해 전시 작전과 같이 신속하고 기민하게 대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CNBC에 출연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실책을 범했다는 것이다.
 

지난 2일 발간한 르푸앙 2484호 표지. [사진=르푸앙 홈페이지]


◇ '앞서가는 나라' 한국..."왜 우리는 한국처럼 하지 못하는가" 일침도
 

지난달 21일 우리나라의 방역 대응을 상세하게 소개한 슈피겔 기사. 해당 기사가 인용한 전염병 전문가는 한국이 세계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사진=슈피겔 홈페이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유럽 언론들은 우리나라를 중국 혹은 일본 다음으로 떠올리는 동아시아의 한 나라가 아닌 세계에서 앞서있는 '방역 모범국'으로 소개한다.

지난달 21일 슈피겔은 "코로나 위기, 전 세계는 한국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기사에서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한국의 대처를 "절대적인 모범 사례(Vorbild)"라고 꼽는다면서 한국의 방역 정책을 상세히 소개한다.

특히 모범 사례라는 의미에서 'Vorbild'(포어빌트)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 단어는 '앞서다'라는 의미의 접두사 'vor'와 모습이라는 의미의 'Bild'를 합성한 단어로, 이번 코로나 사태로 한국이 그간 뒤쫓아가는 나라에서 앞서가는 나라로 거듭났다는 여러 외신의 평가와 궤를 같이한다.

매체는 신속하고 광범위한 감염검사 현황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방역 당국이 사태에 앞서서 대비했다"고 평가했다. 성공적 방역 성과의 원인으로 이와 함께 스마트폰 앱을 통한 자가격리 시스템과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 참여성도 꼽았다. 실제 지난 3일 독일 정부는 우리 정부와 코로나19 공조를 논의한 화상회의에서 자가격리 앱 등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대응 방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앞서 19일 프랑스 최대 일간지 르 피가로는 자국의 방역 대응 상황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며 "프랑스가 퇴보했다는 증거"라는 강한 논조의 사설을 내보내기도 했다. 해당 사설은 "왜 프랑스는 한국처럼 하지 못하는가"라고 되물으며 "우리(프랑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프랑스 사회의 안일한 사태 인식을 비판했다.
 

지난달 14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가 우리나라의 방역 대응을 소개한 기사. [사진=르 피가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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