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뒤늦은 일본의 한국 칭찬…"서구 미디어는 왜 한국을 찬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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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4-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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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친 검사는 의료붕괴 불러올 수 있어" 지적에서 "시스템과 시민의식 배워야"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를 바라보는 일본 언론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 등 7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일본은 확진자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일본 NHK는 후생노동성 등의 집계를 인용해 코로나19 전체 확진자가 5710명에 달한다고 9일 보도했다. 이 중 크루즈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이들은 712명이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은 도쿄도로 총 133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외에도 오사카 524명, 가나가와현 360명, 치바현 324명, 아이치현은 280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 중 후생노동성 직원과 검역관을 비롯해 공항 검역소 직원들도 감염됐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자 한국 코로나19 대응 보도에 인색했던 일본 언론들도 지난달 말부터 한국의 방역 상황에 대한 보도를 늘리고 있다.

그리고 한때 의료붕괴 상황이라고 비판했던 언론들의 어조는 다른 서구의 외신과 비슷하게 한국의 대응을 칭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대응 왜 서구 미디어의 주목을 받나" 관심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9일 '미국과 유럽이 극찬한 한국 코로나 대책 6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한국인 IT 저널리스트인 조장은씨가 기고한 글은 서구 언론들이 칭찬하고 있는 한국의 방역 체계와 정부의 대책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칼럼은 "한국에서는 정부 질병관리본부가 매일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감염 현황과 대책을 보고한다"면서 "세계와 한국의 감염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프를 만들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한때 중국 다음으로 감염자가 많았지만, 이제 서방 주요 언론들이 모두 우리 정부의 방역을 거론하며 칭찬하고 있다"면서 "감염이 확산한 것은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지 않았던 탓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던 한국 언론조차 정부의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빠르고 광범위한 조기 검사와 경증자의 분리, 감염자동선 공개 음성 접촉자도 14일간 자택 격리 등의 조처를 했다고 소개하면서 "정부에 의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기반으로 사회적 신뢰가 형성돼 매점매석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6일 경제지인 현대 비즈니스에는 '한국 현지에서의 보고'라는 책을 낸 바 있는 번역가 이토 준코씨의 '한국이 일본보다 먼저 코로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이토씨는 "아직 한국은 코로나19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는 않지만, 확진자가 줄면서 많이 안정화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뒤에도 정부가 나서 발 빠르게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의료붕괴 위기에서도 10일 만에 새로운 시스템을 완전히 갖추는 등 대단한 속도로 대응에 나섰다고 감탄했다. 이어 정부의 투명한 대처로 사회적 신뢰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토씨는 지난 21일에도 같은 매체에 '신종 코로나 대응에서 일어난 한·일 역전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은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기도 했다. '한국 현지에서의 보고'라는 책을 낸 적도 있는 일본 번역가 이토 준코씨는 "공항에서부터 한국인들은 마스크를 철저히 끼고 있다"면서 "한국이 초기부터 꼼꼼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일본은 느리고 한가한 모습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토씨는 "한국의 빠른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전문가 집단으로 이뤄진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19를 대하는 한국의 긴장감은 매우 높다면서 한국에서는 공공장소에 마스크 없이 들어갈 수 없고, 무조건 외출을 삼간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NHK와 TBS 등도 한국의 빠른 검사시스템과 높은 시민의식이 한국을 모범 사례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3월 초에는 "지나친 검사는 의료붕괴 초래" 비판 

이같은 일본 언론의 태도는 3월 초와 확실히 달라진 것이다. 당시 일본은 지나친 검사가 의료붕괴를 불러온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지난 11일 일본의 '비즈니스 저널'은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PCR 검사를 많이 늘리지 않은 것은 영단(英 ·지혜롭고 용기 있는 결단)일 수 있다면서, 한국과 이탈리아는 의료붕괴가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매체는 한국과 이탈리아가 검사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지나친 검사는 '의료붕괴'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역시 4일 'JB 프레스'에 글을 기고해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은 일본을 넘어섰지만, "'의료붕괴'에 근접한 상황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무토 전 대사는 확진자 대부분이 연수원 등에 고립돼 의료인들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구·경북 지역은 자택 대기하다가 증상이 악화해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참의원 본회의에 참석, 쓰고 있던 마스크를 조절하고 있다.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 하루에만 241명 늘어나는 등 연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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