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방역] ①"한국의 대응방식 수입하자"...외신 칭찬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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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4-1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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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속·정확' 한국의 진단 능력 칭찬 일색...이웃나라 일본 매체도 인정

  • 봉쇄 없는 한국..."끝까지 파서 제대로 공개한다"

  • '위기 영웅'으로 떠오른 보건 당국 책임자...선출직 아닌 전문성 갖춘 관료

지구촌 전역이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각국 정부가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이 감염병 대응책 롤모델로 급부상했다. 속도와 정확성을 모두 갖춘 진단 능력, 확진자 동선 공개, 보건 당국 책임자의 리더십 등이 높게 평가되고 있어서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앞다퉈 한국의 방역체계와 대응책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자 한국의 대응방식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워크스루 방식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체채취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속·정확' 한국의 진단 능력 칭찬 일색...이웃나라 일본 매체도 인정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한국형 진단키트'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다. 한국형 진단키트가 주목을 받는 데는 빠른 속도와 정확성 때문이다. 10분 안팎으로 검사 시간이 매우 짧은 데다가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만 기다리면 된다. 이 때문에 하루에 4만여 건에 달하는 대규모 검사가 가능해 지금까지 50만건에 육박하는 검사가 진행된 상태다.

아울러 검사 결과의 정확성은 9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는 지난달 말 '중국산 진단 키트' 신뢰성에 대해 스페인이 의문이 제기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스페인의 전염병 및 임상 미생물학협회(SEIMC)는 중국 기업인 선전 바이오이지 바이오테크가 개발한 속성 진단 키트의 정확도가 30% 미만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미국 ABC방송은 이 같은 한국의 진단 능력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ABC방송은 전 세계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의 코로나19 진단 능력이 인상적이며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도 보여주지 못하는 상당한 실험실 역량을 갖췄다"고 보도했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최근 감염 확산 속도가 매서운 일본의 대응방식을 한국과 비교했다. ARD는 "한국은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일본은 감염 초기부터 관리 혼선이 있었고 검사 건수부터 비용까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일본 매체까지 나서 자국에 일침을 가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의 진단키트를 집중 조명했다. 최근 들어 일본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어 일본 내부에서도 한국의 검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방역 시스템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코로나19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일본 정부는 뒤늦게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한국형 방역모델 따라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바이러스 감염 여부 검사 건수를 하루 2만건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시스템'을 오는 26일 가동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로 인해 하루 이상 걸리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경로 분석 시간이 10분 이내로 대폭 축소된다.[사진=연합뉴스]


◆봉쇄 없는 한국..."끝까지 파서 제대로 공개한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한국 전역이 사실상 코로나19 감염권에 들어섰다. 한국은 토지 면적이 비교적 넓지 않은 데다 고속철도 등 이동수단까지 발달해있어 전국이 일일생활권을 뛰어넘은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있다. 이는 바이러스가 빠르고 넓게 확산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역 봉쇄나 이동제한령, 외출금지령 등 강압적인 대응책 대신 방역 의료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역 봉쇄나 이동제한령 없이 한국의 자유로운 시스템에 외신은 찬사를 보냈다.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24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은 도시를 봉쇄하는 중국의 접근 방식이 아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 모두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최대 감염국이 된 미국의 언론 역시 '봉쇄 없는 한국'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미국 ABC방송은 "대구는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완전 봉쇄 없이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으며 차분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전역이 코로나19 감염권에 들자 주지사들이 잇따라 자택 대피령을 내리면서 전체 미국인의 90%가량이 이 명령의 영향권에 들어있다.

한국 보건당국은 빠른 속도로 퍼지는 코로나19에 '봉쇄' 대신 '투명한 정보 공개'를 택했다. 보건당국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빠르게 확산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공개하는 것이 추가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부는 확진자에게 직접 묻거나 카드 내역 조회 등을 통해 이동 동선을 공개하는 '재난문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지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칼럼을 통해 한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미국 정부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그재미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매일 브리핑을 열고 인터넷에 관련 정보를 게시하며 심지어 시민들에게 피해야 할 장소를 문자 메시지로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명확하고 투명한 정보 전달은 코로나19를 물리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고 덧붙였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역시 한국의 신속한 재난 문자 시스템을 소개하며 극찬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재난 문자 외에도 보건 당국이 TV나 지하철역 안내방송 들을 통해 끊임없이 마스크 착용을 상기시키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NYT는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는 공통된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국민 전체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할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위기 영웅'으로 떠오른 보건 당국 책임자...선출직 아닌 전문성 갖춘 관료

외신은 한국의 놀라운 코로나19 대응방식에는 '시스템'과 함께 '사람'도 있었다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집중 조명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매일 한국의 코로나19 발생현황과 중간조사 결과 등을 정례브리핑하는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출직이 아닌 전문성으로 무장한 핵심 당국자에게 국민의 믿음이 가게 된다고 전했다. 리더십 전문가인 샘 워커는 WSJ 연재 칼럼에서 "카리스마 있고 자존심이 강하고 정치적으로 계산적인 선출직 지도자보다 전문 관료가 '진짜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정은경 본부장이 외신에 집중 조명을 받는 건 사태의 위험성을 숨기지 않는 솔직함과 정보에 근거한 분석, 인내심 있는 침착함 때문이다. 워커는 정 본부장의 대응 태도를 호평하며 "고조된 위기 국면에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정 본부장을 신뢰하게 되고, 그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외신은 정 본부장이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리고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고 브리핑 외에 인터뷰 요청도 정중하게 거절하는 점도 높이 샀다. 워커는 "정은경 본부장의 '빅토리 랩'(우승자가 경주 후 트랙을 한 바퀴 더 도는 것)을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정 본부장이 여느 정치인들처럼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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