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전전하는 라임 투자기업 주가··· 개인투자자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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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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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초 이후 라임운용 지분 보유 공시한 기업 1년 주가하락률 약 77%

  • 일부 기업의 경우 불법적 자금운용·무자본 M&A 자금 통로로 쓰여

  • 개인투자자만 시름··· "라임이 투자했다고 '좀비 기업' 취급은 곤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가 대형 사기극으로 번지는 가운데, 라임운용 펀드가 투자한 상장사들의 주가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주가 조작이나 기업 사냥 등 불법적 행위가 이뤄진 정황이 포착되며 이들 회사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임운용이 연초 이후 지분을 갖고 있다고 공시한 기업은 젬백스지오·에스모머티리얼즈·에스모·슈펙스비앤피·스타모빌리티(구 인터불스)·블러썸엠앤씨·티탑스(구 동양네트웍스)·대화제약·SG 등 9개사다. 9개 기업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적게는 50%에서 크게는 90%까지 내려간 상태다. 평균 하락률은 약 77%에 달한다.

라임운용은 이들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해왔다. 환매 중단 모(母)펀드 중 CB나 BW에 투자하는 '테티스 2호(테티스)'와 함께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플루토 FI D-1호(플루토)'를 통해 투자가 이뤄졌다. 플루토의 경우 타 운용사의 사모 메자닌펀드에 투자하거나 이들 기업 CB에도 재간접으로 투자했다.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라임운용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이 처음 제기되던 지난해 여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기도 했다. 당시 "라임의 투자를 받은 것만으로 좋지 못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호소했고,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며 주가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오히려 금융당국과 검찰의 수사망이 촘촘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더욱 떨어진 상태다.

실제 일부 기업의 경우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와 관련해 현재 수사를 받고 있거나 수배 중인 인물들과 연관된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 상승이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스타모빌리티의 경우 이종필 전 부사장과 함께 코스닥 상장사 CB 등을 사들이며 로비 활동을 벌였다고 알려진 김봉현 회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사업을 총괄했다.

당시 김 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진행하는 등 실소유주 노릇을 했다. 이 전 부사장과 김 회장은 이외에도 지난해 초 스트라이커캐피탈로부터 수원여객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합을 맞추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에스모의 경우 이 전 부사장과 김 회장 등의 '기업 사냥' 과정에서 자금 통로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펀드 자금을 불법 운용해 '무자본 M&A' 행각을 벌이는 사이 회사 주가는 바닥을 쳤다. 이른바 '라임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만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4월 2680원이던 스타모빌리티 주가는 지난 6일 기준 505원으로 81.16% 하락했다. 에스모와 에스모 머티리얼즈 주가도 각각 89.59%, 96.42% 떨어졌다. 스타모빌리티의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거래정지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도매금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경우 흑자를 기록하는 등 현재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가도 소폭이나마 회복하고 있다"며 "단순히 라임운용이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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