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9년째 마이너스 인생...억대 고위공무원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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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4-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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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부터 최근까지 재산은 꾸준히 적자

  • 변호사 시절 취득한 재산 모두 시민운동에 사용...시장 당선 후에는 기부

  • "나는 정치 그만둬도 잘 살 것, 시민의 삶 챙겨야"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9년째 서울시장을 지내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산이 마이너스 7억원에 달해 주요 고위공직자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재산은 전국에서는 뒤에서 두 번째, 광역단체장 17명 중에는 뒤에서 꼴찌다.

서울시장의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억대의 연봉을 받는 고위공무원이 9년째 재산신고액 최하위 공무원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7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보공개에 따르면 2020년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사항에서 지난해 말 기준 박 시장의 등록재산(가족포함)은 6억9091만3000원으로, 재작년말 대비 4559만1000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 순증액이 3854만6000원이었고, 전년도에도 등록됐던 경남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소재 땅(논)의 평가액이 공시지가 변동으로 6891만9000원에서 7596만4000원으로 704만5000원 늘었다.

박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가 지난해 2300만원을 주고 산 2014년식 제네시스 중고차 증가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강씨는 직전까지 2005년식 체어맨 승용차(2018년 평가액 453만원)를 탔다. 재산등록상 이 차의 가액은 실거래가보다 높은 2787만원으로 책정됐다. 박 시장과 가족(부인, 장녀, 장남)의 예금은 재작년말 4518만4000원에서 4754만6000원으로 236만2000원 늘었다.

박 시장과 가족의 채무는 2018년말 8억5513만7000원에서 지난해말 8억4311만3000원으로 소폭 줄었다. 이는 부인 명의의 카드 채무가 일부 상환된 데 따른 것이다. 작년말 기준으로 박 시장 본인 명의의 사인간채무는 2381만원, 금융기관채무는 4억2100만원, 배우자 명의의 사인간 채무는 3억9030만원, 금융기관채무는 803만원이었다.

박 시장의 재산이 처음 등재된 건 2012년 3월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취임한 그는 당시 마이너스 3억105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그의 빚은 2013년 마이너스 6억8601만원으로 되레 늘었다. 이후 2014년부터 최근까지 마이너스 5~7억원대의 빚을 유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변호사가 된 뒤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변호사 시절번 돈으로 이태원 청화아파트(184㎡)와 주택 등 부동산을 취득했다. 이후 시민활동가로 들어서면서 재산을 모두 처분했다. 부동산은 그가 초대이사장을 지낸 역사문제연구소 건물 부지를 마련하는데 사용했다. 

1996년에는 참여연대 사무처장일에 집중하기 위해 간간히 수임하던 변호사일도 접었다. 부인 강난희씨가 1999년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P&P디자인' 인테리어 회사를 차렸다. 그가 서울시장에 출마해 선거를 치르면서, 또 박 시장 당선 후 강씨가 사업을 급하게 처분하면서 빚은 더 늘었다.

월급외에 특별한 수입이 없는 박 시장은 3선을 하는 동안 당내 경선비용, 선거를 위한 캠프 사무실 임대료, 인건비, 특별당비 등으로 채무를 줄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 한국여성단체연합, 해외 비영리단체 등에 꾸준히 기부를 해오고 있다. 

한 박 시장 측근은 "서울시청에 들어와서 박 시장의 재무상태를 보고 사실 깜짝 놀랐다"면서 "오래된 문제지만 본인이 갚겠다는 의지도 강하고, 스스로 갚을 자신도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사석에서 종종 "나는 나중에 정치를 그만둬도 잘 살것이고, 경제적으로도 더 잘 자신이 있다"면서 "때문에 지금은 시정에 집중할 때"라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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