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초저금리 대출 첫날, 은행 창구는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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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0-04-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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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 대상 연 1.5% 상품 내놨지만

  • 연체 이력 없고 신용 1~3등급만 가능

  • 4~6등급 중저신용자에겐 문턱 높아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위한 연 1.5% 초저금리 대출상품 출시 첫날인 1일 서울 소재 시중은행은 아직까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보증서 발급 업무가 과도하게 몰려 대출이 지연되자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이날부터 시중은행에서도 3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명동의 W은행 관계자는 “오전에 한 분이 오셔서 필요 서류를 확인하고 가셨고, 아직까지 상담 문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시행하는 시중은행의 초저금리 대출은 연체 이력이 없고, 신용등급이 1~3등급이면 가능하다. 기존의 보증서 발급을 통한 대출이 시간이 오래 걸리자 금융당국이 소상공인의 신용만 보고 대출해 주도록 이차보전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아쉽다는 반응이다. 신용등급 1~3등급의 소상공인이 많지 않고, 신용등급 또한 신용평가사 기준이 아니라 은행 내부 기준으로 소상공인이 직접 은행을 방문해야 확인할 수 있다. 대출 기간이 1년으로 소진공 대출(5년)보다 짧은 것도 소상공인들에게는 부담이다.

소상공인진흥센터 관계자는 “센터 방문 소상공인 중 신용등급 1~3등급 고객은 3분의1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에 있는 S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몰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오지 않았다”며 “기존에 보증 재단을 통해 7000만원 경영안정자금 대출을 신청한 고객들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느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저신용자도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기업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상담 고객이 더 많았다. 기업은행 남대문지점은 이날 점심 기준으로 6명의 직원이 1인당 15명씩 소상공인 대출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서울 공덕동에 문을 연 소상공인진흥센터 임시센터에는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찾았다.

임시센터는 서울의 5개 센터에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접수 건을 전달받아 처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직까지 신규 접수는 받지 않기 때문에 미리 접수하지 않고 찾은 고객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임시센터에서 만난 자영업자 권모씨는 “보증서 발급을 통한 대출은 보증료도 내야 하고, 혹시라도 심사에서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 소진공의 직접대출을 신청했다”면서 “하지만 한도가 1000만원밖에 되지 않아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금액에 상관없이 주변의 소상공인들을 보면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못 받을지 예민하다”며 “대출이 아닌 본업에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대출 과정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7000만원 대출을 신청한 고객 중 선별해서 이번에 나온 초저금리 대출을 신청하라고 권유할 예정”이라며 “거래 고객들 중에서도 음식·숙박업 등 대상이 되는 분들에게는 직접 연락해서 대출을 알려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점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한 소상공인의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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