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피바다' 된 뉴욕증시...2분기 시작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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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4-0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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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다우지수 23% 추락...S&P500 20%↓·나스닥 14%↓

  • "바닥 아직 안 찍었다" vs "최악의 변동성은 지났다"

  • S&P500기업 1분기 순익, 전년 대비 5.2% 감소 전망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1분기에만 23% 고꾸라지면서 33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에는 변동성이 다소 잦아들면서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4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한 경제지표가 본격적으로 쏟아질 예정이라 뉴욕증시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올 초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혼란을 예상하지 못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을 거두고 세계 중앙은행들의 우호적인 통화정책이 지속하면서 시장과 경제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느닷없이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전망을 완전히 뒤집어놨다. 이 전염병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세계 경제를 마비 상태에 빠뜨렸다. 시장은 무차별적인 매도세에 시달렸다. 투자자들은 급격한 경기 위축을 예상하면서 주식과 상품, 신흥국 국채 등 위험자산을 내던졌다.

미국의 역대 최장기 강세장도 막을 내렸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12일에 전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지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날뛰는 공포 속에 시장에선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수시로 발동했다.

결과적으로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올해 1분기에만 23% 떨어지면서 1987년 이후 33년 만에 최악의 분기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0% 내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나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14% 미끄러졌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와의 유가전쟁이라는 추가 악재는 에너지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에너지업종 지수는 1분기에 반토막이 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꺼내든 제로금리 여파로 은행업종 지수도 30% 넘게 미끄러졌다.

2분기 시작도 위태롭다. 미국 뉴욕증시 주가지수 선물은 낙폭을 3%까지 확대하면서 2분기 급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시간 1일 오후 3시 5분 현재 다우지수 선물은 614p(2.82%) 떨어진 2만1137을 가리키고 있다. S&P500 선물은 82.75p(3.22%) 미끄러진 2487.00에, 나스닥 선물은 229.13p(2.94%) 하락한 7557.12에 각각 거래 중이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경제 불황과 시장 패닉을 막기 위해 유례없는 규모로 재정·통화 쌍끌이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최악의 매도세가 끝났는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미국에서 확진자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큰 위험요소다. 31일 기준 미국 내 확진자는 18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3600명을 돌파하면서 중국을 추월했다. 백악관은 31일 미국에서만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24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자크 팬들 골드만삭스 거시전략가는 30일 투자노트에서 "앞으로 몇 주 동안 경제·보건 양쪽에서 나쁜 뉴스들이 몰아칠 것"이라면서 "시장이 이런 상황에 따른 꼬리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기업 연쇄 도산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불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꼬리위험이란 거대한 일회성 사건이 자산 가치에 큰 파장을 던질 수 있는 불안요소를 뜻한다.

휴 짐버 JP모건 글로벌 시장 전략가도 블룸버그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더 악화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비중을 늘리라고 추천하기가 어렵다. 정책적 대응이 나오고는 있지만 시장이 확실한 바닥을 지났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신채권왕으로 통하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4월에 미국 증시가 3월 저점을 뚫고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S&P500지수의 3월 저점은 23일에 기록한 2237.40포인트다. 2월에 쓴 역대 최고점에 비해 30% 이상 떨어진 것이다. 31일 S&P500지수는 2584.59에 마감했다.

다만 일각에선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23일 저점보다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최근 시장의 강력한 반등세나 각국의 적극적인 부양 의지가 시장의 추가 하락을 저지하리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 인프라 재건을 위해 2조 달러 규모의 예산 법안을 요구하면서 4차 부양책에 시동을 걸었다. 앞서 미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총 세 차례에 걸쳐 2조3083억 달러어치 예산 법안을 처리한 바 있다.

선트러스트어드바이저리의 키스 러너 수석 시장 전략가는 마켓워치를 통해 과거 약세장을 분석할 때 시장이 지난달 23일 저점 대비 70~80% 수준을 다시 테스트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은 50%를 넘지 않는다고 봤다.

지난주 주간 실업청구 건수가 300만 건을 훌쩍 넘으며 실업대란이 현실화했음에도 뉴욕증시가 상승한 것을 보면 시장이 경제지표 악화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시장은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지표가 부진할 것임을 알고 있다. 관건은 지표가 악화하는 수준이 예상보다 심각한지 아닌지 여부"라고 말했다.

먼저 코로나19를 앓은 중국에서 경제지표가 급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한줄기 희망을 던지고 있다. 미국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가파른 경기 회복이 가능하리라는 희망이다. 1일 발표된 중국의 3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45.5를 훌쩍 웃돌면서 한달 만에 경기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 PMI는 50을 기점으로 그 이상은 경기확장을, 그 이하는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MUFG은행 리 하드맨 외환 애널리스트는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올해 하반기에 경제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연말까지 바이러스가 계속 가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4월부터 시작될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팩트셋 애널리스트들은 S&P500 편입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분기에는 10% 쪼그라들고, 3분기에는 1.1% 줄어들 것으로 봤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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