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갑질' 진에어, 제재 해제···코로나19 등 위기서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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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4-0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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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1년 7개월 만에 국토교통부 제재에서 벗어났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이번 제재 해제로 진에어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면허자문회의 논의 결과 진에어의 신규노선 허가,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허가 등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앞서 2018년 8월 진에어가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를 2010∼2016년 등기이사로 재직하게 함으로써 항공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했다. 항공법은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이사를 두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국토부가 제재를 내린 것은 항공법 위반보다는 조 전무의 이른바 '물컵갑질' 때문이었다. 2018년 4월 그가 대한항공 전무로 있을 때 광고대행사 직원 등이 보고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언과 함께 물컵을 집어 던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국민의 공분을 샀고 이는 진에어 이사 등재 논란으로 불똥이 튀었다. 진에어는 당시 면허취소 대신 경영 정상화 조건으로 신규 노선 허가와 신규 항공기 등록 제한 등의 제재를 받았다.

진에어는 이후 국토부의 제재 해제를 위해 독립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사내 고충처리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경영 전반을 점검해 왔다. 특히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진에어는 사외이사를 3명에서 4명으로 확대하되 독립적인 인물로 교체했으며, 이사회 내 견제 역할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를 50% 이상 확보했다.

또 한진칼의 영향력 배제를 위해 한진칼 임원이 맡고 있던 기타비상무이사를 없애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등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 내에 거버넌스위원회와 안전위원회를 신설하고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명시하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 또 준법지원인을 선임해 그룹 감사를 배제하기로 하는 등 준법 지원 기능도 강화했다.

이에 앞서서는 내부비리 신고제를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가 하면 사내 고충 처리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기업 내 갑질방지 대책을 추진해 왔다. 

국토부는 향후에도 진에어가 이사회 독립성과 기능 강화 등의 목적을 살려 운영하는지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진에어는 이번 제재 해제에 대해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해제 조치가 이루어져 다행"이라며 "그동안 진행해온 독립경영체제 확립, 수평적 조직문화, 사회공헌 확대 등을 통해 고객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항공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에어 중대형 B777-200ER 여객기. [사진=진에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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