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긴급수혈' 받은 두산중공업, 사업구조 혁신 물꼬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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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3-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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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수은 1조원 규모 담보대줄 협약…돈맥경화 완화

  • 발전부문 비중 낮추고 신재생 에너지 전환 힘써야

유동성 위기에 처한 두산중공업이 정부로부터 1조원대의 자금을 긴급수혈 받으면서 단기 압박에서 벗어나게 됐다. 국책은행이 철저한 고통분담과 책임이행, 자구노력을 전제로 건 만큼 고강도 사업구조 혁신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다.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은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 보통주, 두산타워, 두산중공업의 자사주 등 총 1조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했다

두산중공업은 지원된 자금을 통해 상반기 돌아오는 50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시장성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동시에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5800억원에 대한 외화사모사채는 수출입은행의 대출로 전환 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총 1조6000억원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면 두산중공업은 5월 풋옵션 행사가 예정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상환과 9월까지 도래하는 143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자체 보유 현금 및 자산의 유동화 등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1조원대의 긴급 수혈에도 두산중공업의 사정은 여전히 어렵다. 작년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4조9000억원에 달한다. 자회사가 진 빚을 포함하면 5조9000억원 규모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6일 이 같은 이유로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BBB)을 하향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5% 줄어든 877억원에 그쳤고, 4952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실상 벌어들이는 돈으로는 차입금 이자만 납부해도 빠듯한 상황인 것으로 평가된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에서 두산메카텍㈜를 현물출자 받아서 자본을 확충하고, 고정비 절감을 위해 명예퇴직을 하는 등 자구노력을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대출을 받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정비 지출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노조와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말 부터 만 45세(1975년생) 이상 직원 26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현재 직원 650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해 임원 면담 등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산중공업 노조는 ‘일부 휴업’ 방침을 두고 사실상 정리해고로 가는 수순이라며 특별단체교섭 등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사업포트폴리오 혁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전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두산중공업의 사업 구조가 바뀌지 않을 경우 정상화는 이어질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석탄화력발전 수주 감소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석탄화력 최종투자결정은 2015년 88GW에서 2018년 23GW로 줄었다. 반면 전 세계 전력시장 투자비율은 전체 40%가 신재생에너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화력과 원전은 각각 16%, 6%에 그쳤다.

두산 관계자는 “현재 자구책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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