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정경두 장관의 '비전통적 안보위협'과 천안함 피격 1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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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3-2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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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군은 일본 자위대 아니야... 주객전도 안 돼"

  • "천안함 피격 10주기인 오늘도 비전통적 안보위협 강조할텐가"

지난 23일 해군 2함대 황도현함(PKG, 400톤급) 장병들이 천안함 용사들을 추모한 가운데, 같은 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를 방문해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며 "비전통적 안보위협"을 강조한 것에 대해 군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판의 요지는 정경두 장관이 주객이 전도된 표현으로 '본인 드러내기'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라는 장소적 특성이 있지만, 북한이 '천안함 피격 10주기'를 앞두고 연일 동계 화력타격훈련을 가장한 무력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공식적으로 언급해야만 했냐는 것이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를 방문해 비군사적 안보위협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다. [사진=국방홍보원 제공]


특히 지난 20일 북한 제3군단, 제4군단, 제8군단 산하 포병부대들이 서부전선대연합부대 포사격대항경기에 참가해 화력을 뽐내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3군단은 남포특별시, 4군단은 황해남도 해주, 8군단은 평안남도 양덕에 거점을 두고 있다. 특히 4군단은 과거 '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3·4·8군단은 각종 구경의 포들로 지정된 거리에서 섬을 목표로 사격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서부전선대연합부대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노동신문 캡처]



반면, 지난 22일 동일한 서부전선에서 이들을 마주한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는 인천국제국항 검역소에 파견돼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게이트에서 출국 승객들에게 검역 절차를 안내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의 특수성 속에서 수도군단 파견을 두고 왈가왈부하자는 게 아니다"며 "다만, 대한민국 군대는 일본의 자위대와는 다르다. 비전통적 안보위협도 중요하나 주객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 (정경두) 장관이 굳이 공식 발언을 하며 강조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 외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경두 장관의 '비전통적 안보위협' 강조 기저에 군의 특성은 무시하고 지나치게 정부 기조만 바라보는 감정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육군 출신 예비역 장성은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자 (정경두 장관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잠수함 내부에 들어가더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자 이제는 장병들의 모든 활동을 제한했다"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조치에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가 봐도 정부 기조에 발맞춘다며 오락가락하는 작태가 아니냐. 마찬가지로 천안함 피격 10주기인 오늘은 비전통적 안보 위협이 아닌 전통적 안보 위협 대응을 강조할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정경두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천안함 유가족과 생존 장병들을 초청해 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선체 앞에서 '천안함 10주기 추모식'을 직접 주관한다.

27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제2연평해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기리기 위한 제5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도 참석한다.

한편 국방부는 이 기사와 관련해 "국방부 장관은 코로나19 대응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고 대응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군화생방 사령부를 방문하였으며,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방문목적에 맞게 비전통적 위협을 언급한 건"이라면서 "결단코 전통적 안보위협을 가벼이 여기거나 도외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23일 백령도 천안함 위령탑 인근 해상에서 해군 2함대 황도현함(PKG, 400톤급) 장병들이 천안함 용사들을 추모하며 해상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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