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 시대] 경계란 없다…금융 '빅블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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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3-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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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폭스바겐, 도요타 등 쟁쟁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누구일까. 바로 차를 한 대도 만들어보지 않은 차량 연결 기술 플랫폼 '우버'다. 만약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지형도를 그려본다면 우버를 빼놓을 수 있을까.

국내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국내 커머스 사업자 중 유일하게 거래액 2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11번가와 쿠팡, G마켓, 옥션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금 시점에서 네이버가 포털업체인지 온라인 쇼핑업체인지 분류하기가 간단치 않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하면서 산업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빅블러는 2013년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는 책을 통해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블러는 혁신적 변화로 인해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의미로 쓰였다.

얼마 전까지는 업종 간 경계가 분명했다. 산업별 구분이 쉬워 '동종업계'라는 말이 통용됐다. 그러나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혁신기술 시대가 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전통적으로 상품을 공급해온 판매자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자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우리는 은행 대신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전 세계 곳곳에 송금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숙박업체에 연락하는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호텔을 예약한다. 점심을 먹을 때도 음식점에 전화하지 않고 배달 앱 하나로 뚝딱 해결하곤 한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 이러한 빅블러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막강한 진입장벽의 보호를 받아왔던 금융권은 카카오나 네이버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침공으로 흔들리고 있다. 다만 일부 금융사는 진입장벽을 넘어 오히려 통신이나 신용평가·부동산 등 다른 산업의 영역을 차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한 금융사 고위 관계자는 "혁신기술의 발전으로 빅블러 현상이 가속되고 있으며 특히 금융권에서 이러한 현상의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금융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동시에 다른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가 없는지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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