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중국 실물경제 '사상 최악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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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곽예지 기자
입력 2020-03-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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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투자,생산 '두자릿수 하락세'…시장 예상보다 훨씬 악화

  • 중국 정부 “코로나 충격 통제가능해··”…시장엔 ‘비관론’ 확산

코로나19로 중국 실물경제가 입은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중국 정부가 잇달아 부양책을 내놓으며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 경기 회복세도 더뎌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로 중국 소비·생산·투자 “사상 최악 성적표”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2월 중국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는 일제히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았다. 앞서 한 자릿수 낙폭을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에서 크게 악화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주요 경제지표가 '극적인 붕괴(dramatic collapse)’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1~2월 소매판매액은 5조2130억 위안(약 90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하락했다. 앞서 블룸버그 시장 예상치인 4% 하락은 물론, 지난해 12월 증가율인 8%에도 한참 못 미친다. 해당 통계를 집계한 1993년 이후 월별 소매판매액이 마이너스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자동차 판매량은 31만대에 그쳐 전년 동비 79% 급감했다.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기업 생산활동의 위축도 뚜렷하게 감지됐다. 1~2월 산업생산액이 전년 동비 13.5% 감소한 것. 이는 해당 통계가 집계된 30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저조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3%)를 크게 밑돈 것이다.

수출, 소비와 더불어 중국의 3대 경제 성장 엔진으로 평가되는 고정자산투자도 전년 동비 24.5% 감소하며, 월별 증가율로는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앞서 블룸버그는 고정자산투자가 2%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경기 악화 속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1~2월 실업률이 6.2%를 기록, 지난해 12월말 4.9%에서 1% 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실물경제가 받은 충격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한 공장 생산라인에서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중국 정부 “코로나 충격 통제가능해”…시장엔 ‘비관론’ 확산

1~2월 춘제(중국 설) 장기 연휴가 껴 있었던 데다가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중국 당국이 사상 초유의 ‘봉쇄령’을 내린 게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전국 각지 교통 물류망이 막히고 공장들이 일제히 휴업에 들어가면서 중국 경제가 사실상 '일시적 마비' 상태에 빠진 것.

루팅 노무라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봉쇄령이 사실상 1월 23일부터 시작된 만큼, 1~2월 수치에 아직 그 충격파가 덜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가 실제로 입은 충격은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다만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충격은 단기적인 현상으로, 기업들의 조업 재개 움직임 속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마오성융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2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영향은 단기적이고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이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강화해 충격에 대응하면서 3월부터 중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1분기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3월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인 만큼, 1분기 성장률이 얼마나 나올지는 3월 성적표에 달려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은 중국 기업들의 조업 재개가 더딘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밖 대기업 공장 조업 재개율은 90%를 넘었다. 반면, 중소기업 조업 재개율은 약 60% 남짓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은 중국 전체 경제의 약 60%를 담당하며 고용의 80% 정도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경기 회복세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비록 중국에선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 중국 경기 회복세도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제로' 혹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중국은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은행권에 대해 ‘맞춤형’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해 중소기업·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을 적극 지원하도록 하는 한편, 중소기업 대출 상환을 연장해주고 감세 조치도 마련했다. 지난 13일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 등 24개 부처가 합동으로 소비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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