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옥죄는 대기업…“파산 위기 몰려” 중소 수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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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0-03-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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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최소화 및 조기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계 간담회'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박 장관은 “햇살을 보면 봄인데, 봄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긴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 참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특히 "이 사태가 지나면 산업계 대재편이 일어날 것"이라며 "중기부는 온라인 구매와 오프라인 연결을 어떤 방식으로 이뤄낼지 등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중기중앙회]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 운영자금이 적어지니 대기업은 외상매입을 낮춰 압박하고, 그만큼 현금을 갚지 않으면 물건을 공급받지 못합니다. 상품 공급에 어려움이 생기니 매출이 더 감소해 결국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홍천표 서울서부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수급 불안정, 다른 국가의 출입국 제한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수출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국제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엔 곤란한 수준의 상황과 비용입니다.”<노상철 한국프레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지난해 11월 해외 바이어와 마스크 수출계약을 체결했는데, 정부가 마스크 수출량을 제한해 한순간 50억원짜리 계약이 취소됐습니다. 국내 공급량 확대 방침은 공감하지만, 적은 수량이라도 수출을 허가해야 지금까지 지속된 해외 바이어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올키코리아 전경배 대표>


중소기업계는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조기 회복을 위한 코로나19 중소기업 대책 간담회'에서 코로나19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마련해 달라는 호소를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는 이날 △대구경북 중소기업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 △자금지원 소요기간 단축과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강화 △피해기업 대출한도 확대를 비롯한 특례보증지원 △수출입 중소기업 지원 강화 등 총 9개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건의했다.

홍천표 이사장은 “조합은 담보제공이 힘든 상황인데 매년 (외상매입을) 연장할 때 금액을 삭감하면서 추가로 현금예치를 요구하고 있어 더욱 운영자금이 압박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홍 이사장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경우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사흘 만인 1월 23일 3억5000만원 증권을 연장하면서 현금담보 3000만원이 추가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3일 1억8000만원을 연장하고, 2000만원의 현금이 더 들어갔다. 롯데CS는 이달 23일 3억원을 2억7000만원으로 삭감하기로 해서 조합은 당장 3000만원을 추가로 설정해야 될 상황이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사람을 보듬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더 옥죄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는 대기업의 아쉬운 모습”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장관은 “외상매입을 줄여가는 3개 업체에 우리가 한번 연락을 취해보겠다”며 “결과에 따라 간담회를 한번 할 수 있도록 하든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출계약을 진행한 마스크업체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경배 대표는 “정기적으로 해외 거래처에 직접 납품했던 계약건이 많다. 단기간에 반짝 맺은 게 아닌, 30년간 수출하면서 맺게 된 계약”이라며 “그런데 정부의 방침으로 한순간 50억원짜리 계약이 취소됐다. 해외 거래처와 수출계약을 한 업체는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신뢰를 바탕으로 수출 했는데 국내 사정으로 수출이 금지되면서 피해를 봤다면, 이건 꼭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한번 적극적으로 나서보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햇살을 보면 봄인데, 봄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 참 답답한 상황”이라며 “지금 가장 힘들어하는 게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시 병목현상인데, 시중은행에서 위탁 보증업무를 시작하기로 해서 보름 정도면 적체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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