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플레이갤럭시링크, 반년만에 서비스 종료…애플과 다른 길 가는 '노태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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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3-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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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플레이갤럭시 링크'를 출시 7개월여만에 종료한다. 신임 무선사업부장 자리에 오른 노태문 사장의 결단에 따라 그동안 재미를 보지 못했던 자체 콘텐츠 사업을 과감히 접고, 이를 외부 수혈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해당 서비스 제공을 종료할 예정이다. 플레이갤럭시 링크 공식 홈페이지는 "내부 정책 변경으로 27일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며 "좀 더 좋은 다른 서비스로 찾아뵙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임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공지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이미 일부 기능이 중지된 상황이다.

플레이갤럭시 링크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한 스트리밍 서비스다. PC 화면을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이어받아 언제 어디서나 PC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비슷한 시기 애플이 선보인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했다.

서비스 공개 당시 삼성전자는 서버 없이 PC와 스마트폰을 1대1로 직접 연결해 일반적인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연결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별도의 저장공간이나 그래픽 카드 없이도 스마트폰에서 고사양의 PC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갤럭시S10'에 이어 12월에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A90' 등 라인업 전반으로 지원 모델군을 확대한 바 있다. 외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전용 게임 패드 '글랩'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서비스 종료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시작한 베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끝냈으며, 향후 더욱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출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전격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종료한 것은 '노태문호'의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콘텐츠 사업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만큼, 자체 서비스를 전개하기보다 전문 업체들과의 제휴를 택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콘텐츠 사업에서 몇 번의 실패를 겪은 바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밀크는 2014년 3월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2017년 4월 호주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이다. 밀크의 뒤를 이어 '삼성뮤직'을 선보였지만, 삼성뮤직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스트리밍 업계 1위인 '멜론'과 통합됐다. 앞서 선보인 독자 전자책 콘텐츠 서비스 '삼성북스' 역시 2014년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노태문 사장 또한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기자 간담회에서 사업 전략 수정을 언급한 바 있다. 노 사장은 "서비스와 콘텐츠 분야에선 글로벌 톱 플레이어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전달하는 쪽으로 방향을 크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대신 삼성전자는 5세대 이동통신(5G), 폴더블폰 등 하드웨어에서의 사용성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외부 콘텐츠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가 종료된 플레이 갤럭시 링크 역시 유사한 형태의 글로벌 서비스 파섹(Parsec)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플레이갤럭시 링크' 티저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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