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곤란해진 검찰... 질병본부 이어 대구시장도 '신천지 압수수색' 요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태현 기자
입력 2020-03-05 16:2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정부의 신천지 행정조사에 '대검 포렌직팀' 투입... 일단 생색내기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검찰의 입장이 점점 애매해지고 있다. 당초 강제수사 거부의 명분이었던 질병본부가 강제수사를 요청한 데 이어 대구시까지 강제수사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5일 실시된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정부의 행정조사에 대검 포렌식팀을 투입하는 등 분위기 탐색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가 사실상 검찰을 제치고 '강제조사'에 들어가면서 "강제수사를 하면 신천지가 더 숨어버릴 것"이라고 했던 검찰의 입지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정조사에서 증거인멸 등의 정황이 드러날 경우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일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과천에 있는 신천지교회 본부에 대해 행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정조사는 중앙사고수습본부 특별관리 전담반 2명과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 2명, 대검찰청 포렌식 분석 관련 인력·기술·장비 지원을 받아 이루어지고있다. 이날 조사는 △신천지 신도와 교육생의 인적사항 명단 △예배일 출석 기록 △신천지가 보유한 모든 시설의 주소 정보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완벽한 방역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게 도움될 것 같다는 판단 하에 어젯밤 신천지 측에 사전 통지했다"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신천지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신도 등 명단에 대해 일부 지자체 등에서 신뢰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으로, 자료 검증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지난 2일 '강제력 발동은 신중해야 한다'라고 했던 입장을 바꾼 것.

이 때문에 검찰은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 됐다. 강제수사가 방역에 방해될 수 있다는 중대본의 입장을 근거로 내세웠던 검찰로서는 더 이상 수사를 미룰 명분을 찾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검찰의 입장변화가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5일)을 고비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검찰이 수사에 나선다고 해서 비판적인 여론의 변화가 일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행정조사 과정에서 신천지 측이 증거를 인멸한 정황 등이 확인될 경우 비판여론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대구지검의 경우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고의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2번이나 기각한 상태.

신천지 신도들의 거짓말이나 비협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것을 쉽사리 수긍할 수 없다는 여론이 다수였다. 당장 그 무렵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대구지역 응답자의 93%가 압수수색에 찬성한다고 대답했다.  

여론의 추이가 심상치 않다 그간 검찰과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보였던 권영진 대구시장까지 5일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질병본부에 이어 검찰로서는 또 한번의 치명상을 입은 셈. 

법조계에서는 애초 검찰이 수사 의지가 없다고 봐야한다는 강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신유진 변호사(법무법인 화담)는 "고의는 내밀의 영역이고 나오는 증거로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이라며 "검찰이 이전까지 고의가 입증이 돼야 강제수사를 했었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검찰도 법정에서 고의를 입증하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데, 고의를 입증할 수 없는 것을 입증하라고 하는 것"이라며 "고의가 부족하다, 허위로 숨긴 건지 아닌 건지 말하는 것 자체가 수사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이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등 지도부를 추가 고발했다. 이들은 "신천지의 임기응변식 늑장 대처와 허위정보 제공으로 코로나19의 피해가 전국적으로 번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시 고발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신천지가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 총회장 등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사진은 과천시 별양동 모 쇼핑센터 4층에 있는 신천지 예수교회 부속시설.[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