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가 쏘아 올린 작은 공…韓 17번째 PGA투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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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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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투어 생애 첫 승 거둬

임성재가 PGA투어 생애 첫 승을 거뒀다. 한국 선수로는 7번째 우승자 이자, 17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혼다클래식 우승자 임성재 [USA투데이=연합뉴스]


임성재(22)는 3월 2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에 위치한 PGA내셔널챔피언스코스(파70/712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700만 달러, 84억8400만원) 최종 4라운드 결과 버디 7개, 보기 3개를 엮어 4언더파 66타,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6만 달러(약 15억2000만원).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임성재는 “지난해에도 우승 기회가 몇 번 있었다”며 “톱10에 많이 올랐지만, 우승이 없었다. 이렇게 빨리 첫 우승을 달성해서 기쁘다. 더 많은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임성재는 “올랜도로 돌아갈지, 아니면 좀 더 머물지는 모르겠다. 오늘이 살면서 가장 행복한 하루”라고 덧붙였다.

아웃코스 1번홀(파4) 버디를 잡은 임성재는 3번홀(파5)부터 5번홀(파3)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추가해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7번홀(파3) 보기를 범해 아쉬움을 남긴 그는 전반 9홀 3타를 줄였다.

후반부에 들어선 임성재는 11번홀(파4) 버디로 기세를 이어갔다. 12번홀과 13번홀(이상 파4) 3m 이내의 짧은 퍼트를 실수하며, 보기 두 개를 범했다.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가 놓은 베어트랩(15~17번홀)에 올라선 임성재는 15번홀과 17번홀(이상 파3) 버디 두 개를 잡아냈다. 2라운드와 3라운드 천당과 지옥을 맛본 그는 슬기롭게 베어트랩을 지나갔다. 후반 9홀 한 타를 더 줄인 임성재는 최종 4라운드 4언더파 66타를 때렸다.

베어트랩에서 버디 두 개를 잡은 임성재는 “베어트랩은 정말 어렵다. 우승하고 싶었다. 그 마음 그대로 원하는 샷을 칠 수 있었다. 그 결과 15번홀과 17번홀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임성재는 이날 티박스에서 301.5야드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 57.14%, 그린 적중률은 55.56%를 기록했다. 퍼트로 얻은 이득 수는 2.686으로 4타를 줄이는 원동력이 됐다.

1라운드 2오버파 72타, 2라운드 4언더파 66타로 반환점을 돈 임성재는 3라운드 이븐파 70타로 주춤했지만, 이날 4언더파 66타를 더해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생애 첫 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임성재는 압박을 이겨냈다. 그는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단장은 어니 엘스(남아공)였다. 엘스의 주도하에 이겨보자는 압박이 많았다. 미리 큰 압박을 경험해서 그런지 오늘은 많이 떨리지 않았다. 프레지던츠컵 출전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임성재는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텍사스오픈은 쉴 것 같다. 마스터스토너먼트는 생애 첫 출전이다.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그게 마스터스토너먼트이길 바란다"며 “PGA투어 대회를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모든 대회를 나가고 싶다.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캐디와 주먹을 맞대는 임성재 [AP=연합뉴스]


임성재는 7번째 한국 국적 우승자로 기록됐다. 7명이 지금까지 들어 올린 트로피는 총 17개다. 최다승 보유자는 맏형이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부회장인 최경주(50)다. 그는 2002년 5월 컴팩뉴올리언즈클래식을 시작으로 2011년 5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까지 8승을 거뒀다.

그다음은 2승이다.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48)을 빼놓을 수 없다. 11년 전인 2009년 3월 이 대회(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그는 같은 해 8월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누르고 골프백과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배상문(33)과 김시우(25) 역시 2승 달성자다. 콘페리투어(2부투어)에서 PGA투어 재진입을 노리는 배상문은 2013년 5월 HP바이런넬슨챔피언십과 2014년 10월 프라이스닷컴오픈을 석권했다. 최근 부진한 김시우는 2016년 8월 윈덤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017년 5월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1승 달성자는 총 3명이다. 노승열(30), 강성훈(33), 임성재다. 최근 제대한 노승열은 2019~2020시즌 PGA투어에 복귀했다. 그의 마지막 우승은 6년 전인 2014년. 현재 우승 감각을 재생시키고 있다. 강성훈의 우승은 드라마와 같았다. 지난해 5월 158전 159기 끝에 AT&T바이런넬슨 우승으로 한풀이에 성공했다.

이날 우승한 임성재도 고난이 많았다. 뒷심부족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녔다.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흔들리며, 우승을 빈번히 놓쳤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사흘 내내 베어트랩을 연구했다. 걸려도 보고, 넘어도 봤다. 그 결과 최종 4라운드 베어트랩을 슬기롭게 지나갔다.

한국 골프 선수들은 국가적 위기 상황마다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박세리(43)는 맨발투혼으로 국민들에게 큰 힘을 줬다. 인터뷰 말미에 임성재는 “한국에 코로나19가 퍼졌다. 3000명이 넘었다. 확산이 멈췄으면 좋겠다.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베어트랩을 넘어 우승한 자신처럼 대한민국이 코로나19를 슬기롭게 지나가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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