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無도발' 잠잠한 북한…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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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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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코로나19'發 경제위기·내부불만 잠재우고자 '도발' 감행할 수도

  • 3~4월 예정 한·미 군사연합훈련, 北 무력도발 핑계될 가능성 높아

  • 한·미 군사연합훈련, 24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주요 의제 중 하나

  • "한반도 내 군사연합훈련, 남·북협력사업 추진 구상에 대형 악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북한이 국경 봉쇄 등 외부접촉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북제재 어려움 속 북한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줬던 중국과의 교류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란 전망과 함께 경제 위기설도 흘러나왔다.

그런데도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강화와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들어 미사일발사 등 대미(對美) 압박 및 도발을 자제하고 ‘정면돌파전’을 위한 내부결속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대선을 앞둔 미국을 의식한 북측의 숨 고르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북한의 이런 전략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북한의 내부결속 행보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현재의 ‘숨 고르기’에서 ‘도발’ 전략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란 이야기다. 아울러 다음 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이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주목을 받는다.

◆北 ‘코로나19’ 내부불만, ‘한·미 훈련’ 앞세운 도발로 잠재울 수도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고조된 경제위기설과 내부불만을 무력도발로 잠재우려 할 것이고, 이를 위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되는 ‘한·미연합훈련’을 핑계로 삼을 것이란 해석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크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이번 회담의 공식 의제는 △한반도 안보정세 평가 공유 △연합훈련 및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등 다양한 한·미동맹 현안 등으로 분류된다. 한·미동맹 현안에는 지난해 9월부터 접점을 찾지 못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 한·미연합훈련 등이 있다.

만약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미연합훈련의 세부 일정이 논의되고, 예정대로 실시된다면 이는 북한의 무력도발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줄곧 ‘한·미연합훈련’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간주, 비핵화 상응조치로 훈련 폐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연합훈련은 3~4월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도발적인 군사훈련이 노리는 목적’이라는 논평을 통해 미·일 군사 합동훈련을 비난하며 한국을 언급했다.

당시 통신은 미·일 훈련에 대해 “미국의 패권주의 정책에 편승해 자위대의 실전 능력을 강화하고 재침 준비를 완성하자는 것이 바로 일본 반동들이 노리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일본, 남조선 사이의 합동 군사 연습을 전례 없는 규모에서 발광적으로 감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북한이 일본을 저격하기는 했지만, 내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염두에 두고 우회적으로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서울민중행동 관계자 등이 한국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반대하고 한·미 방위비분담금 인상과 연합훈련 재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내 한·미연합훈련, 남북협력 공간 확대 계획에 ‘치명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날을 세우는 것과 관련 국방부 차원에서의 훈련 중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세현 민주평통수석부의장은 최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개성공단 재개 촉구대회’에서 남북협력사업 진척을 위해 국방부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수석부의장은 “국방부가 (남·북, 북·미 관계가 좋았던) 2018년처럼 (훈련을 중단)하자고 해야 한다”며 “국방부에서 (훈련 재개) 결정을 한 것을 (북한이) 보면 (협력) 사업을 하고 싶어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만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반도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다면 북한은 아예 남한과의 대화를 단절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북한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 때까지 관망 자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그런데 한반도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이뤄지면 미국 대선 이후에도 북한은 (협상, 대화 테이블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측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의 훈련 진행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괌 등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되면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북한은 한반도에서의 (한·미연합) 훈련에는 ‘알레르기’ 같은 격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검은색의 긴 가죽 재킷을 입은 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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