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0일째 잠행·흩어진 美 대북특별팀…북·미협상, 다시 안갯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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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2-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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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위원장, 공식 행보 지난달 25일 이후 20일째 '두문불출'

  • 美 대북특별팀 '키맨' 알렉스 웡, 유엔 정무 차석대사로 보직 이동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미래가 더 어두워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 현재 20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미국도 북·미 대화 재개에 흥미를 잃은 듯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공식 행보는 지난달 25일 삼지연 극장에서 아내 리설주와 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 등과 함께 설 명절 기념공연에 참석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이후 이날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이런 (행보가) 처음이 아니므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전 세계를 전염병 공포에 휩싸이게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김 위원장의 잠행이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현재 대대적으로 방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도 경계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최고지도자가 (공개 석상에) 나서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에 북한이 ‘문’을 걸어 잠근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미 대화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승진으로 대북 특별팀의 ‘키맨’으로 부상했던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가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특사도 지난 1월 유엔 다자연대 특사로 임명돼 북핵 업무에서 제외됐다.

미국 국무부의 이번 인사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까지는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CNN의 보도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대북특별팀 주요 인사의 연이은 보직변경으로 사실상 북·미 협상팀이 와해한 것으로 해석, 북·미 대화 재개의 문이 닫힌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북·미 대화 결렬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이 없고, (북·미 대화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본 것”이라며 “현재를 ‘관망의 시기’로 보고 재선 확정 이후 새판을 짜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 오히려 미국이 유화적인 자세로 북·미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11월에 재선이 확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4년이라는 시간을 번 셈이다. 과거보다 여유 있는 태도로 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도 있다”며 “그때가 되면 남·북 관계에도 진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제56회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을 위해 이날 오후 출국길에 올랐다.

강 장관은 출국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 국무부 대북특별팀 주요 인사 보직 변경에 대해 “미국의 인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건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비건 부장관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고, 또 다양한 계기에 북한과의 대화에 언제든지 준비가 돼 있다. 그런 미국의 입장은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우리가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인사로 인해 미국의 업무가 공백이 생긴다거나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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