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산업별 기상도… 반도체 '맑음'‧미디어‧항공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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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20-02-0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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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국내 주요 업종별 단기 영향을 눈여겨보아야겠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건설 전망은 긍정적인 반면 미디어와 유통, 항공 업종은 부정적으로 나왔다.

◆반도체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 제한적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로 중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이 입게 될 피해의 정도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반도체 생산 라인은 노동력이나 원부자재보다 1년 24시간 돌아가는 설비에 의존하는 비중이 훨씬 높아서다.

중국에는 삼성전자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이 가동 중이다. 그러나 두 지역은 지리적으로 우한으로부터 충분히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세한 현지 상황은 오는 9일 이후 직원들이 회사에 복귀한 후에나 구체적으로 파악될 것"이라며 "이미 춘절 연휴에 맞춘 시프트 근무 체계가 적용되고 있어 생산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직 디램(DRAM) 생산 규모가 거의 미미한 편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DRAM 인더스트리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디램과 낸드(NAND)의 재고레벨이 지난해 대비 낮아진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수요 둔화와 공급망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메모리 사이클의 상승세는 큰 변화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 차질 불가피… 패널가격 상승 예상

우한에 위치한 중국 패널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수저우와 광저우에 각각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후공정‧모듈 작업에서는 많은 부품과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생산 차질 효과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지연된 수요는 결국 시차를 두고 회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올해 1분기 TV 업체들의 주문은 오히려 매우 양호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요 둔화 가능성에도 패널 가격은 기존 예상보다 더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일부 우려감 존재… 영향은 제한적

건설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견본주택 개관 연기 등 분양일정 차질 우려가 존재하나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으로 보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건설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다만 바이러스 확산이 더 지속될 경우 이달 예정돼 있던 신규분양 일부가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전국에서 이달 분양 예정물량은 2만2450세대로 1년 전보다 3배를 훌쩍 넘는다. 청약업무 이관으로 공급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디어 박스오피스 위축 불가피

국내 멀티플렉스 사업자 CJ CGV의 단기 실적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CJ CGV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내 극장 사업도 하고 있다. 회사는 중국 내 141개 사이트에서 1116개의 스크린을 보유(1월 말 기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20%, 25%에 달한다.

한상웅 연구원은 "중국 내 극장 영업 재개 시점과 중국 극장의 모객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CJ CGV 실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국내 극장 일부도 영업을 정지하는 등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 예방차원에서 사람이 밀집한 지역을 꺼리는 분위가 조성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안정화될 때까지 관객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통 단기적으로 부정적

이런 상황에서 유통업종도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인 비중이 높은 면세점 채널이 가장 영향이 큰 가운데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 매장들 역시 매출 영향을 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염성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이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피하고자 하기 때문에 고객 감소가 불가피하다. 주영훈 연구원은 "소비에 대한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보니 이커머스와 홈쇼핑 업체들에게는 상대적 수혜가 점쳐진다"며 "편의점 채널 역시 근거리 소비채널이란 점에서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항공 사태 조기 진정 시 하반기 기저효과 유효

국내 항공사들 역시 일부 중국 노선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항공사별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아시아나항공 17%, 대한항공 12% 수준이며 저비용항공사들은 중국 본토보다는 홍콩과 마카오, 대만에 노출돼 있다. 중국 노선 중단으로 유휴 기재가 기타 단거리 노선으로 투입되면서 이들 지역의 공급 과잉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발병 후 사태가 진정되기까지 6개월가량 소요됐다. 신종 코로나 장기화 여부와 항공 여객 수요에 미칠 타격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여객수 증가율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가 조기에 진정될 경우 올해 하반기 여객 수요의 기저 효과는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민진 연구원은 "수요 회복은 완만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며 "가계가처분 소득 증가율이 7%에 육박하였던 사스‧메르스와 달리 지난해부터 경기 하방 압력으로 소득 증가율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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