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의 Herstory] 인생 2막 여는 시니어모델…"나는 리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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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01-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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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대에 새로운 도전…패션 모델 넘어 삶의 모델로

만 69세, 누군가는 늦었다고 할 나이에 새로운 시작을 했다. 모델 '리송'으로 당당히 런웨이를 걷는다. 리송은 단순한 패션 모델이 아닌 삶의 모델로서 '나이드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일 아주경제와 만난 시니어 모델 리송은 지난해 10월 현대백화점에서 주최한 '시니어패셔니스타콘테스트'에서 지원자 1500여명 중 10위 안에 들고, 뒤이어 11월 열린 '제1회KMA시니어모델선발대회' 65세 이상 부문 최우수상과 우정상을 수상하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련된 쇼트커트에 강렬한 눈빛, 환한 웃음을 가지고 있다.
 

시니어 모델 리송[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신체 비율이 좋지만 처음부터 모델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리송은 "키가 모델치고 크지 않아 젊었으면 오히려 모델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사진동호회 친구들의 카메라 앞에 3년간 모델로 서다 아마추어만 찍기에는 아깝다는 주위의 권유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거침이 없다. 나이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지 가능성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리송은 "날씬하고 키 큰 모델은 젊은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세월에서 느껴지는 깊은 향기와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명을 주는 것은 내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대회에서 참가자 중 키가 제일 작았다. 드레스를 입을 때 잠깐 신경이 쓰였으나 이내 잊었다. '나 리송이야, 날 똑바로 봐'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며 "런웨이에 설 때 카리스마에 키가 안 보인다고들 하더라. 제가 눈으로 얘기하는, 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선택을 가족들도 적극 지지했다. '리송'이라는 예명도 가족들의 응원에서 나온 것이다. 그의 성 '이'를 '리'로 바꾸고, 새로운 인생을 함께 걷는다는 의미로 남편 성에서 '송'을 따왔다.

리송은 "하회탈 같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며 "나이가 들면 아름다움은 이목구비에서 오지 않는다. 나이 들어서의 아름다움은 스스로가 살아오며 만든 아름다움이다. 그런 예쁜 할머니가 되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90세까지 모델로 활동하는 것이다. '나이 드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우리 사회에 삶의 모델로서 세월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리송은 "가능하다면 앞으로 20년은 더 활동하고 싶다"며 "나이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늙는 게 두려운 것이 아니구나, 주름도 아름다울 수 있구나,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니어 모델 리송[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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