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좌천’ 소식에 기업홍보맨 단톡방 ‘박수’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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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1-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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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급 인사가 전격 단행된 지난 8일 밤. ‘기업홍보맨’들의 단체톡방에서 때아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법조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은 ‘홍보맨’ 단체방에서 박수가 터져 나온 이유는 한동훈 검사장 때문이었다. 

부산고등검찰청 차장으로 전보된 한동훈 (47·사법연수원 27기)검사장은 사실 오래 전부터 ‘재계 사정 전문가’로 유명세를 떨쳤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 한 검사장의 ‘손맛’을 보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할 정도다. 삼성과 현대, SK, 롯데, 동국제강 등 이름만으로도 경제계를 좌우하는 대기업의 총수들이 한 검사장의 손을 거쳐 감옥에 들어갔고, 그때마다 한 검사장의 출세길은 탄탄해졌다.

“다른 검사들은 적어도 한두번은 지방에 가는데, 한동훈은 한번도 지방에 가지 않더라”면서 힘들었던 시절을 회고한 대기업 관계자가 있을 정도다. 

한동훈 검사장은 평검사 시절부터 기업사정의 최선봉이었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요주의 인물’로 떠올랐다. 이 무렵 그가 맡았던 수사가 최태원 SK회장의 ‘주식부당거래 사건’이었다. 

당시 한 검사장은 ‘SK C&C가 보유한 SK(주) 주식과 맞바꾸는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 등이 워커힐 주식을 과대평가하고 SK(주) 주식을 과소평가하는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편법 상속을 했다’며 최 회장을 구속시켰다. 이 사건으로 최 회장은 대법원까지 가는 송사 끝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2006년에는 대검 중수부 소속으로 현대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했다. 이 사건으로 정몽구 회장은 12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혐의로 구속된다. 한 검사장은 이 수사팀에서 일하면서 당시 부장검사였던 윤석열 검찰총장, 윤대진 검사장 등과 처음 만나게 된다. 윤 총장은 이 때부터 한 검사장을 ‘내 후계자’라고 부르면서 무척 아끼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 한 검사장은 초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으로 부임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횡령과 도박혐의로 구속된 것을 시작으로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이 이른바 300억원대 ‘기업회생 비리’로 구속됐다. 

SK건설은 입찰담합 혐의로 한 검사장의 수사를 받았다. 담합사건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없으면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없는데(전속고발권), 한 검사장은 당시까지만해도 거의 유명무실했던 ‘검찰총장의 고발요청권’을 발동시키는 강단을 보이며 SK를 법정에 세웠다. 검찰총장의 공정위에 대한 고발요청권이 발동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이 밖에도 코오롱글로벌과 태영건설, 한화건설과 대림산업·포스코건설·남광토건·경남기업·삼환기업 등 국내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한 검사장의 손을 거쳐 기소됐다. 

2016년에는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을 맡아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를 수사했다. 검찰은 경영비리와 관련해 10명을 구속기소하고 10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7년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검사장은 됐던 삼성과 롯데의 뇌물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맡았다. 특히 한 검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피의자 조사를 직접 맡아 구속기소하는 등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 검사장은 이 여세를 몰아 2018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건을 맡아 조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한 검사장의 좌천을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전직 검찰수뇌불 출신의 변호사는 “신임하는 사람일 수록 아껴야 하는데 윤 총장이 한 검사장을 너무 일찍 써버렸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보직 변경 관련 신고를 하기 위해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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