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황유 가격 급등에 현대상선 위기? 곧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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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1-0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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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시행되는 황산화물 규제로 초저유황연료(VLSFO) 가격이 치솟으면서 해운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고정비 증가에 따른 실적악화 때문이다. 국내 최대 해운업체인 현대상선도 이같은 우려감에서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 이후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과 스크러버 탑재 등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거래중인 VLSFO 가격은 지난 7일 t당 730.5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인 6일은 t당 741.0달러로 역사상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황산화물 함유율이 낮은 해양경유(MGO) 가격도 t당 746.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12월 2일 기준 VLSFO와 MGO가 각각 552.5달러, 583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각각 32.21%, 27.95%가 급등한 셈이다.

저유황연료의 가격 급등은 올해 1월부터 IMO(국제해사기구)의 강화된 환경규제 eOANSD이다. 올해부터 모든 선박은 황함량이 0.5% 미만인 해양 연료를 사용해야 된다. 이는 기존 황함량 허가치(3.5%) 대비 6배 이상 강화된 규제다.

운항중인 선박은 스크러버(Scrubber, 배출가스 정화시스템)을 설치한 뒤 일반 고유황유를 쓰거나 저유황 연료유 또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스크러버 설치는 시간과 비용이 들며 LNG 추진선은 각 부두마다 LNG 공급 시설이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즉 한동안은 저유황유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저유황유 가격 상승으로 일반 고유황유(393.5달러)와의 가격 차이는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는 현대상선 등 해운사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2018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대상선의 선박 연료 도입가는 t당 430.34달러였으며 한 해 연료비로 7386억원을 썼다. 740달러의 고유황유를 쓸 경우 비용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선다.

이런 가운데 현대상선은 다른 해운사 대비 긍정적인 환경이 만들어져 긍정적 위기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까지 운영선박의 70%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반 벙커C유를 사용해도 선박운항에 제약이 없어 원가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올 2분기부터 스크러버가 설치된 2만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아 투입할 예정이며 오는 4월부터는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식 가입해 본격적인 협업에 나선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은 2020년까지 보유중인 컨테이너 14척 중 13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계획이며 올해부터 인도받을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에도 모두 스크러버가 장착돼 있다”며 “저유황유 수급불안에 따른 연료 가격변동성 확대 등의 우려를 덜어낼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4월부터 초대형컨테이너선 12척의 인도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수익성도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며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유럽 및 미주 노선에서 영업활동을 추진해 나가는데 긍정적인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 체질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현대상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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