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49>​] 박항서 성공사례로 본 해외 스포츠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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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입력 2019-12-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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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박항서 감독(60)은 국내에서는 우수한 지도자로 대우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베트남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아 영웅이 됐을까.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팀은  지난 10일 동남아시안(SEA) 게임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섰다. 베트남이 SEA 게임에서 우승한 건 무려 60년만이어서 베트남 나라 전체가 들썩였다. 국민들은 거리를 휩쓸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박감독이 아시아의 중위권이었던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정상권으로 이끌수 있었던 건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서 비법을 전수받았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2001년 1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 대표선수들의 가장 큰 약점이 체력부족임을 금세 파악했다.

그래서 전술훈련보다 체력훈련에 더 집중해 세계가 놀란 ‘4강 신화’를 쓸수 있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강한 체구의 유럽이나 남미팀에게 체력싸움에서 밀리면 헛일이었기 때문이다. 박지성 황선홍 등 한국 선수들이 유럽, 남미 선수들과 대등한 몸싸움을 벌인 덕분에 4강 진입이 가능했던 것이다. 

박감독은 히딩크감독의 수석 코치였다. 박감독이 히딩크의 체력 키우기 프로그램을 베트남팀에 그대로 이식시킨건 당연한 일. 베트남 대표선수들은 기량은 크게 뒤지지 않았지만 갸날프다고 표현할 정도로 체구와 체력이 약해 기술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다.

박감독이 베트남 선수들을 잘 먹이고 또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강하게 키우자, 베트남팀은 단시일에 강팀으로 변해 2018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2018 동남아시아축구연맹 스즈키컵 우승 등을 쟁취했다.

박감독이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자 신한은행 관계자들이 덩달아 기뻐했다. 신한은행은 박감독이 2017년말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몇 달뒤 그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는데, 베트남에서 완전 대박이 터졌다. 이번 우승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의 고객이 200만을 앞두고 있고, 신한은행 광고 유투브는 100만 뷰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KEB하나은행은 엇박자를 냈다. 하나은행은 2005년부터 베트남의 각종 골프대회를 후원하고 있는데, 베트남에서 아직 사치성 스포츠인 골프가 축구 인기를 따라가지 못해 소매 금융 강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신한이나 하나은행이나 모두 베트남에서 소매 금융 확대를 노리고 있는데, 후원하는 스포츠 종목을 잘못 골라 이처럼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외 사업 진출때는 해당 국가의 역사와 문화, 국민성을 잘 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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