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반환 기대했는데'…안병용 의정부시장, 정부 향해 강한 반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의정부)임봉재 기자
입력 2019-12-12 09: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안보 담임한 곳에 대한 국가 도리인가'

  • '문재인 대통령 약속 지켜달라'

  • '조속 반환…국가주도 개발·지원방안 수립 촉구'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12일 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기지 조기반환 대통령의 약속이다. 조속한 이행과 국가주도 개발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봉재 기자]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이 의정부 주한미군기지가 즉시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 11일 성명을 내고 정부를 겨낭해 강하게 반발했다.

안 시장은 이날 성명에서 "허망하고, 아쉬움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60년 넘게 묵묵히 안보를 담임한 곳에 대한 국가의 도리가 이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안 시장은 "시민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반환되지 않은 주한미군기지를 조속히 해당 지자체에 반환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주도 개발과 지원방안을 수립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11일 국방부는 강원 원주 캠프 롱과 캠프 이글, 경기 부평 캠프 마켓, 동두천 캠프 호비 사격장 등 미군기지 4곳을 즉시 반환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즉시 반환이 기대됐던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캠프 잭슨, 캠프 스탠리 등 3곳은 제외됐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정부가 바로 어제 12월 11일 주한미군기지 4곳을 조기 반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미군부대가 폐쇄되고 부대가 모두 이전한 의정부시의 미군기지는 제외됐다는 사실을 접하고 실망하고 낙담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후보시절 이 지역에 오셔서 미군공여지 조기반환과 국가의 특별한 배려를 공약하고 약속하신바 있습니다. 현 이재명 도지사님 또한 그랬습니다. 또한 얼마 전 미군부대 조기반환과 국가주도 개발을 촉구하는 도시자와 관련 시와의 협약을 맺은 바도 있습니다.

그래선지 청와대는 지난 8월 30일,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26개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조기반환 추진이 논의됐다는 점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에서 미뤘던 반환의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라고 하여 조속한 반환을 약속했습니다.

참으로 잘된 일이라고, 그리고 잘 될 것라고 정부를 믿었건만 이번 발표를 접하고 허망하고 아쉬움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60년 넘게 묵묵히 안보를 담임한 곳에 대한 국가의 도리가 이것인가?

우리 의정부시는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많은 8개나 되는 주한미군기지를 갖고 있었고, 지금도 의정부에 존재했던 미군기지 전체 면적의 3분의 2가 넘는 3개 미군 캠프가 미군이 모두 떠났지만 반환되지 않고 있습니다.

의정부에 남겨진 미군기지는 또다시 기회와 희망의 땅이 아니라 버려지고 쓸모없는 땅으로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미군공여지 반환을 위해 미2사단장, 미8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과 한국군 관계자들과 수없이 만나 미군 공여지 반환을 촉구하는 긍정적인 대답을 받아냈으며,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부부처와 국회, 경기도청을 얼마나 여러번 오갔으며, 또한 학술대회와 포럼은 얼마나 여러번 하였는가?

미군공여지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10년을 넘게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의정부시에 있는 이들 미군기지 대부분이 도심 요지에 자리잡고 있어 지역개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시를 발전시키려고 노력을 해도 미군공여지의 반환이 담보되지 않고는 더이상 도시의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는 오염 확산 가능성과 개발계획 차질로 인해 지출되는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과 해당 지역에서 조기 반환 요청이 지속해서 제기된 점 등을 고려해 조기 반환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 의정부시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까? 우리시가 지속적으로 요청했던 것은 소귀에 경 읽기였습니까? 의정부시는 개발계획 차질로 인해 지출되는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없다는 것입니까?

사회적 피해는 수치치로 나타내기는 어렵지만 그 피해가 얼마나 클지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적 피해만 해도 지역경제 피해규모, 세수손실 규모, 이전지역으로 인한 피해규모를 모두 더하면 의정부시의 경우 10조 가까운 손실이 있었습니다.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그리고 통일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역이 바로 경기북부입니다. 의정부의 발전은 경기북부의 발전이고 곧 대한민국의 발전입니다. 의정부의 좌절은 대한민국의 좌절입니다.

이런 의미를 잘 아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대선 경기도 1호 공약을 바로 주한미군기지 조기 반환과 국가주도개발로 정하신바 있습니다.

대통령님! 약속을 지켜주십시요. 60년 넘게 미군부대를 안고 살아온 지역에 국가의 도리를 다해 주십시오. 그래야 국가가 다시 어려워 손을 내밀 때 순순히 응할 것입니다.

의정부시민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정부는 미반환되어 있는 주한미군기지를 조속히 해당 지방자치단체에게 반환될 수 있도록 조치를 해 주십시오. 그리고 국가주도 개발과 지원방안을 수립해 주십시오. 오랜 세월 미군부대 반환을 기다려온 시민들의 염원에 성의와 지극한 정성을 보여주십시오.

지난 60년 넘게 국가안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해온 의정부시의 주한미군 반환기지들을 조속히 반환해 주시면, 우리 의정부시는 통일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희망과 비전의 땅으로 다시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