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체결의 날...팽팽한 줄다리기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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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19-12-1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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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해배상 한도, 자회사 고용 승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 -산업은행 중재자 역할...연내 매각 가능할 듯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 기한이 오늘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안갯 속이다. 양측이 손해배상 한도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12일로 예정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마감 하루 전까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주 가격, 손해배상 한도, 자회사 계약 의무, 비정규직 고용보장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은 지난달 12일부터 약 1개월 간 HDC그룹의 통큰 베팅과 인수 의지로 인해 속도감 있게 진행돼 왔다. 그러나 최근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양측이 우발 채무 등에 따른 손해배상 한도를 놓고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HDC그룹은 금호산업 측에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HDC그룹은 기내식 사건 등의 영향을 고려해 손해배상 한도를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위는 10%다.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건과 관련, 추가 과징금 부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HDC그룹에 매각된 이후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구주 가격에 대해서도 4000억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HDC그룹은 3200억원대를 제시했고, 금호 입장에서는 만족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주 가격은 금호산업이 최대주주로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값으로, 향후 금호산업의 기업 재건에 사용될 금액이다. 이 때문에 금호 측도 막판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 여력이 없는 금호고속과 그룹을 지탱해야 할 금액인만큼 구주를 '헐값'에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HDC그룹도 시장 가격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의견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구주가격을 너무 높게 제시했기 때문에 HDC그룹 측에서 손해배상 한도를 높게 책정해 가격 조정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금호 측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소속 자회사와 3년 간 의무 계약을 유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색깔 빼기에 나선 HDC그룹으로서는 난색을 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호 측은 기내 청소 등 일부 용역·서비스업에 대해서도 매입자 측에 3년 연장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통해 금호 측이 보유 중인 항공운송지원서비스업체인 케이알·케이에이·케이오·에이오 등이다. 해당 자회사는 기내 청소 및 담요·이어폰 등 기재물품 공급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매출처는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에어포트, 에어서울이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원·하청 노동자들도 안정적인 고용승계와 고용구조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HDC그룹 측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직 문화재단 이사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회사를 안고 갈 경우 박 전 회장에게도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구조일 뿐만 아니라, 향후 사업 조정에도 일정 부분 불편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숙제를 두고 매각 지연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치되지 않는 의견이 많아 매매계약이 하루 이틀 미뤄질 수도 있지만, 현재 산업은행이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매각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4일 "진정한 기업인이라면 자신이 키워온 기업이 어려울 때 미련을 버리고 기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게 훌륭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연내 매각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셈이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 = 아시아나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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