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컨, 공개서한 통해 'HP 이사회' 정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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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12-0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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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록스와 함께 HP 일반주주 공략 나선 듯

  • "HP구조조정안은 타이타닉호의 간의의자 정리일 뿐"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이 제록스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 휴렛팩커드(HP) 이사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칼 아이컨은 HP 주주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HP의 결정을 '밥그릇 지키기'라며 이는 이사회가 자리를 보전하려는 지연전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나로서는 HP가 관례적인 상호 자산 실사를 거부할 타당한 설명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HP 이사회의 인수 제안 거부가 이기적인 동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HP 이사회의 반항(인수 거부)이 독자적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진정한 자신감에 따라 결정된 것인지 믿지 못하겠다"며 “HP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갑판의 간이의자를 정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복사기·프린터 제조사 제록스는 두 차례에 걸쳐 HP를 총 335억 달러(약 39조3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HP 이사회는 이를 거듭 거절했다.

이에 제록스는 일반 주주를 상대로 HP 주식을 매집하는 적대적 인수에 나서겠다고 선언했고, 아이컨은 양사 합병이 비용 절감은 물론 프린터 분야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합병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제록스가 HP 일반 주주를 상대로 한 적대적 인수를 선언한 상황에서 아이컨의 이번 서한은 제록스와 한 배를 타고 HP 일반 주주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NBC에 따르면 제록스 주식 10.85%를 보유하고 있던 아이컨은 최근 HP 주식 12억 달러어치도 매입해 HP 지분을 4.24%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록스는 1959년 세계 최초로 건식 복사기를 내놓은 기업으로 북미지역에서 제록스라는 말은 복사와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프린터·복합기시장에서 제록스의 점유율은 2.3%에 불과하다.

반면 HP는 세계 프린터·복합기시장에서 점유율 39.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HP는 기업가치가 272억 7000만 달러에 평가돼 제록스의 80억5000만 달러보다 기업가치가 3배 이상 크다.

업계에서는 제록스가 HP를 시가총액을 훨씬 넘는 335억 달러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만큼 HP를 인수합병하는 데에는 최소한 그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록스 측은 “제록스와 HP의 합병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두 기업이 합병하면 생산과 영업부문에서 연간 20억 달러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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