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성남 등 상한제 '핀셋 누락' 지역…수요 더욱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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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9-12-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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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천·성남·동작 등지 아파트값 연일 가파른 상승세

  • 당초 상한제 지정 유력시됐던 지역…풍선효과로 매수 문의 급증

과천시청사 전경. [사진=아주경제DB]

경기 과천시·성남시, 서울 동작구 등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 최근 수요가 더욱 많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이 당초 상한제 지정이 유력시됐던 곳들임을 감안하면 필연적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4일 한국감정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과천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분양가 상한제 지정이 이뤄진 지난달 6일 이후인 11일 0.97%, 18일 0.89%, 25일 0.89%의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11일 당시 0.97%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인 것은 물론, 작년 9월 둘째주(1.22%)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또 분당신도시가 속한 성남시도 지난달 11일 0.27%, 18일 0.3%, 25일 0.34%로 오름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고, 같은 기간 서울 동작구는 0.11%, 0.18%, 0.14%, 서대문구는 0.07%, 0.07%, 0.07%를 각각 나타내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업계는 이들 지역의 이 같은 강세가 국토교통부의 분양가 상한제 '핀셋 지정' 순간부터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상한제로 지정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지역들이 지정 회피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국토부 측은 이미 상한제 지정 발표 당시 해당 지역 내 추진 중인 정비사업이 초기 단계일 경우 분양이 가시화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과천, 동작 등지를 제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과천시, 성남시 분당구, 서울 전역 등 31곳은 이미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 분양가 상한제 정량 요건을 채운 상태인데 이들 지역 사이에서도 상한제로 지정된 곳과 아닌 곳이 있다면 당연히 수요층이 어디로 몰리겠느냐"며 "정부가 시장에 미칠 후폭풍을 고려해 상한제 지정을 신중히 시행한 것 같은데, 재건축 초기 단계만을 기준으로 하기엔 기준이 약간 헐거운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해 '준 강남권'으로 불리는 과천시의 경우 이미 상한제 발표 전부터 과천지식정보타운, 3기 신도시 등 '로또 분양'을 기대한 대기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과열 양상이 우려됐던 곳이다. 재건축 단계를 기준으로 삼기에는 지역 전방위적으로 수요층이 급증하는 상황에 있었던 만큼 상한제 지정 누락 자체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천시 원문동 N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과천시가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 도입의 단초를 제공한 지역이다 보니,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지정 지역으로 발표하는 날까지만 해도 지정이 유력시될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정작 상한제 지역에서 빠지면서 강남권 수요층의 문의가 급증한 것을 체감하고 있다.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6㎡의 경우 최근 1개월간 7000만~8000만원가량 급등했고, 매물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작구나 서대문구 일대도 기대심리가 상승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시세 상승을 견인하는 정비사업지는 물론이고 구축 아파트마저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흑석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축 단지인 흑석동 '명수대현대' 전용 82㎡의 경우 10월만 해도 시세가 8억원 안팎 수준에 매물이 나왔지만 지금은 9억원 이상에 출시되면서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 분위기"라며 "정부가 시장 과열이 재현될 시 상한제 추가지정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그건 그때의 일이다. 회피하고 있는 시점이 길어질수록 매수 문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의 핀셋 지정에 나서는 이상 이 같은 풍선효과 지역은 어디라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과천의 경우 공급 대비 수요가 매우 부족한 지역이고, 성남이나 서울 동작의 경우 강남권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곳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들 지역은 그렇잖아도 평소에도 대기수요가 많은데, 상한제 시행으로 투기수요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는 토양이 형성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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