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황교안 ‘월권 논란’으로 ‘시끌’…김태흠 “이게 정당이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봉철·신승훈 기자
입력 2019-12-04 11:4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나경원 임기 연장’ 결정 놓고 당 내홍 격화

  • 최고위·의총 등 당규상 ‘의결 주체’ 해석 분분

자유한국당 내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월권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당규상 나 원내대표의 연임 문제를 의원들의 뜻을 모으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해야 될 문제를 당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한국당 당규(제24조)에는 원내대표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총선이 6개월 미만으로 남았을 경우에는 의총을 열어 의원들이 동의하면 재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는 당규 제3조 1항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거는 의원총회에서 실시하며 선거일은 당 대표가 선거일 전 3일에 공고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전날 최고위 회의를 소집해 나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를 결정했다.

황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결정에 대한 반발은 4일 의원총회에서 터져 나왔다. 당초 이날 의원총회는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총회였으나, 전날 최고위 결정으로 인해 나 원내대표가 ‘국회 협상 보고’로 주제를 바꿨다.

김태흠 의원은 “비공개로 하자고 하면서 제가 나와서 얘기하는 것을 막고 있는데 제 입을 막은들 밖으로 안 나가냐”며 사회자의 발언 제지를 뚫고 공개 발언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 문제가 옳다고 보냐. 이게 살아있는 정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고위에서 의결한 내용은 참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면서 “의총의 권한이 있는 만큼 당대표를 비롯해서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면서) 어떻게 우리가 문재인 정권의 독재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함부로 유권해석을 해서 패스트트랙으로 국회를 이끌어가는 부분을 비판할 수 있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최고위는 이 문제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다시 원점에서 임기 연장 권한을 의총에 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의원석에서는 “비공개로 하라”는 반대의 목소리와 함께 발언이 끝나자 곳곳에서 박수도 간간히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앞서 홍일표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원내대표의 선출과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만 있다”면서 “의원총회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가 나서서 임기연장을 불허한 것은 권한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당규를 종합해보면 당 대표의 권한은 (원내대표) 선거일을 정하는 절차상의 권한일 뿐이고,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결정할 권한까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면서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가 문제가 된 경우에는 의원총회에서 먼저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지배구조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 규정(당규 3조 1항)은 물러나는 원내대표는 당사자일 수 있으니 또 다른 대표성을 가진 당직자가 후임 원내대표 선출 과정을 관리하라는 것”이라며 “2013년 2014년 걸쳐 제1사무부총장(현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있을 때 거의 당헌·당규집을 끼고 살았는데, 이런 식으로 당 운영이 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 당이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내대표 경선 공고를 당 대표가 한다는 규정을 가지고 권한을 과대 해석해서 나온 문제로 보인다”고 짚었다.

4선 정진석 의원도 청와대 사랑채 앞 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박완수 사무총장 등에게 “내가 정치 20년 한 사람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정신차리라고 하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주변 의원들의 만류에서 한동안 쓴소리를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 원내대표의 연임 불가 결정에 대한 당내 비판에 대해 “규정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검토한 것”이라며 “내가 자의적으로 검토한 게 아니라 당 차원에서 검토했다”고 답했다.

오는 10일로 1년 임기가 끝나는 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지만, 오직 국민 행복과 대한민국 발전, 그리고 당의 승리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오늘 의총에서는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고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원회의의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허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