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 범민주 진영 압승...'우산혁명' 주역들 약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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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11-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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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진영, 18곳 中 17곳 장악...사상 최초 과반 확보

  • 시위 여파 젊은층 대거 참여...투표율 71% 역대 최고

  •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 거세질 듯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파와 친중파의 희비가 엇갈렸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범민주파 진영이 사상 최초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에서는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일어난 ‘우산혁명’ 주역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입장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른 구의회 선거 최종 개표 결과, 범민주파 진영 후보들이 전체 452석 가운데 347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범민주파 진영이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과반의석을 확보한 셈이다. 이들은 전체 18개 선거구 가운데 17곳, 전체 의석의 77%를 장악했다. 반면 건제파(친중파) 후보는 겨우 60석에 그쳤고, 중도파 후보는 45석을 차지했다. 

현재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이 115명의 구의원을 거느린 것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은 327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범민주파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쳤는데, 이번 선거에서 반전을 이뤘다.
 

홍콩 선거 당선 인사하는 범민주 후보 [사진=AP·연합뉴스]

범민주 진영에선 신인 정치인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특히 우산혁명 주역들이 대거 당선됐다. 지난 6월 이후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운동을 이끈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는 물론,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함께 우산혁명 운동을 이끈 레스터 슘과 토미 정, 에디 찬 등 학생운동 지도부들도 구의원으로 입성했다.

반면 친중 민건련 지도부는 스타리 리 부의장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선거에서 대부분 고배를 마셨다. 친중 진영을 대표하는 후보 중에서는 홍콩 시위대의 분노 표적이 된 현역 입법회(국회) 의원이자 구의원인 주니어스 호는 낙선했다. 튄문구의 록차이 선거구에서 호 의원은 2278표를 얻어 3474표를 얻은 민주당 후보에게 1000표 이상 차로 패했다.

전날 오전 7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치러진 선거에는 최소 294만 명이 참여해 71.2%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했다.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보다 훨씬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평소 투표에 잘 참여하지 않던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투표율이 올랐다. 유권자는 홍콩 인구 739만 명의 55%에 해당하는 413만 명. 18∼35세 젊은층 유권자는 12% 증가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던 젊은층이 시위 사태 이후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에 불만을 품고 대거 투표장에 나왔다는 얘기다.

범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향후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관영 CCTV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홍콩 구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아직 보도하지 않았다. 전날 유권자들의 투표 모습과 투표율 등을 신속하게 전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홍콩 행정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이번 선거 투표 결과와 관련해 "겸허하게 열린 마음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면서도 "평화와 안전, 질서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선거 '압승' 기뻐하는 범민주 지지자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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