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철거지시' 8일만에 통일부·현대아산·관광공사 대표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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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10-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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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철 통일부 장관 "엄중한 상황, 어떻게든 해법 찾아야"

  •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재개 준비 중 철거 지시 당혹스러워"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31일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 대표를 만나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요구 등 금강산 관련 문제를 협의했다.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원장이 금강산 현지지도 중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이후 8일 만이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과 안영배 관광공사 사장을 면담했다. 김 장관이 금강산관광 관련 기업 대표를 만난 것은 북한의 시설 철거 요구 이후 처음이다.

이날 면담은 통일부가 금강산관광 문제에 관련해 사업자 측의 의견을 청취하고, 정부의 향후 대응 방향을 공유를 위해 마련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남북 당국 간 그리고 사업자와 북한 사이에서 협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통일부와 사업자 간 논의가 잘 이뤄져야 할 것 같다”며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해가며 지혜를 모아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현대로서는 금강산관광 재개 준비를 열심히 해오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을 이렇게 맞이하니 정말 당혹스럽다”며 “정부 당국이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잘해주기를 바란다. 또 다각적인 대북관계나 국제관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주길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안 사장도 금강산에 진출한 기업들의 재산권 보호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관광 활성화 취지에서 북한과 협의를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배 사장은 김 장관의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종합적인 방안들을 정부 측과 강구,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이 내세우는 ‘문서협의’에 응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에는 “이런 문제는 워낙 복잡한 게 많아서 문서보다 만나서 해야 한다”고 답했다.

문서협의보다 대면접촉을 우선시하는 정부의 입장에 동의하는 것이다. 배 사장은 “철거를 하나 하더라도 보고 조사해야 하고 검토할 게 많다”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검토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금강산관광은 민간차원의 경제협력사업”이라며 “현 상황에서 사업자 측 입장이 금강산관광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아산과 관광공사는 금강산 관광지구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기업으로, 현대아산의 투자액은 1억9660만 달러(약 2288억원)에 달한다. 한국관광공사와 에머슨퍼시픽 등 기타 기업의 투자액은 1억2256만 달러로 집계됐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지구에 해금강호텔, 금강산옥류관,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고성항횟집 등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문화회관, 온정각(민간 공동 소유) 등에 소유권을 갖고 있다.

한편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의 개보수 및 철거가 실제 이뤄지더라도, 작업에 필요한 장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북제재를 제어하는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북한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대북제재 완화’라는 속내가 포함됐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배국환 사장(왼쪽), 한국관광공사의 안영배 사장과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요구 등 관련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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