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결혼이민자 출산·양육 도와줄 가족, '여성'으로 한정한 것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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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19-10-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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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결혼한 이민자의 출산·양육을 도울 가족에게 방문동거(F-1) 체류 자격을 부여할 때, 이를 '여성'에만 한정한 현행 정부 지침은 잘못됐다는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1부(고의영 부장판사)는 베트남 남성 A(37)씨가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체류자격 변경을 허가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의 여동생은 2007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2014년 자녀를 낳고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A씨는 여동생의 자녀이자 자신의 조카 양육을 돕기위해 기존의 단기방문(C-3) 비자가 아닌 방문동거(F-1) 자격 비자의 취득을 신청했다.

그러나 출입국당국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체류관리지침(내규)에 따라 여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 지침은 임신·출산한 결혼이민자가 부모에게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경우 양육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다른 가족에게 최장 4년 10개월까지 F-1 비자 자격을 줄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그 대상을 '만 18세 이상의 4촌 이내 혈족 여성 1명'으로 제한한다.

1심은 이 규정에 따라 '여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F-1 체류 자격을 부여하지 않은 출입국당국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외국인의 체류 자격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F-1 체류 자격을 '피부양, 가사정리, 그 밖에 유사한 목적으로 체류하려는 사람으로 법무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2심은 "체류관리지침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다. 4촌 이내의 여성 혈족이 없는 결혼이민자의 경우 출산·육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별을 받는 것이 명백하다"며 "이런 차별적 취급에 합리적인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가 국내에서 불법 취업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출입국당국의 주장에 대해서 2심은 "결혼이민자 가족의 불법 취업 관련 통계를 봐도 남성과 여성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문화적 배경이나 여성의 노동 참여율 등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주장의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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