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 집값 고공행진…경제 위기 뇌관 건드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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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윤주혜 기자
입력 2019-10-2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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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저성장·저물가 시대에 집값만 홀로 상승세다. 여기에 부동산에 낙관적인 저금리까지 합세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버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거품은 언제든 꺼질 수 있고, 결국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당장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의 부진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올라 17주 연속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값도 2년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정부가 가격 규제 카드로 꺼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향후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와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사람들의 주머니 속 유동자금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29.97㎡는 올해 6월까지만 해도 40억원을 밑돌았으나 9월 42억원에 실거래되며 호가를 유지하고 있다. 반포자이 전용 84.984㎡도 이달 초 24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마이너스 물가를 잡기 위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서울 집값이 떨어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장기 경제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이 KB부동산 중위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6억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이 올랐다.

사실상 경기 전반과 동떨어진 상승세다. 다주택자 보유율과 증여·상속 등 변수가 다양한 서울 주택 시장에서 소득 등이 뒷받침되지 않은 것. 이런 상황에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면, 집값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만만찮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서울·수도권 지역 집값이 교통 및 정비사업 호재로 강세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있는 만큼 과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도 "심리 변수에 의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결국 실물경제 기반 아래 중장기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고, 잠재성장률 등이 하락하는 상황이 결국 집값 하락을 부추기고 이는 경기 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정부의 해법 모색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가계부채 증가세 또한 자극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는 1556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 증가했다. 증가폭 자체는 다소 둔화됐지만 언제든 시한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권 집값 버블이 꺼진다고 해서 우리나라 전체 주택 시장이 붕괴할 것으로 보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며 "한정된 재정을 성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내실 있게 활용하고, 건설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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