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0.1 부동산 대책 그 후..."일부 매수 흔들려도 시장 충격 크지 않아"

윤주혜, 윤지은 기자입력 : 2019-10-06 16:52
미친듯 오르던 신축...수요자 주춤에 숨고르기 장세 분상제 유예에 재건축 집주인 '방긋'...막바지 재건축은 대출, 갭투자 어려워 수요 따라붙기는 힘들어 "일부 수요 잡겠지만 강남 부자들 공고해...10.1 대책 충격 크지 않을 것"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사진 = 윤지은 기자]


정부의 10.1 부동산 대책 후 일주일 지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잠잠했다. 이번 대책으로 대출의 힘을 빌려 투자하려는 수요가 주춤해졌고 집값 안정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의 반응이 뚜렷하다. '일단 사고 보자'던 얼마 전 상황과는 딴판이다.   

하지만 집주인들은 여전히 호가를 낮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3기 신도시 토지 보상, 금리 추가 인하 등으로 서울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강세를 보였으면 보였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당국의 합동 조사 방침에 고액 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 심리는 확연히 위축된 모습이다.       

6일 서울 강남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다수는 당장 매수세가 줄더라도 이번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권은 현금부자가 워낙 많고, 서울보증보험 등 민간 보증회사를 통한 대출길도 열려 있어서다.

강남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보증을 막는다고 하지만 서울보증보험 등 민간에서 대출을 받으면 된다. 언제나 그랬듯 사람들은 또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연말에 3기신도시 토지보상금액도 풀리고 금리인하까지 추가적으로 이뤄지면 집값이 떨어질 요인이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미친듯 오르던 신축...수요자 주춤에 숨고르기 장세

10.1 부동산 대책을 기점으로 "사고보자"던 움직임은 누그러졌다. 정부가 9억원 이상 1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전세자금 대출을 차단하면서 갭투자 진입이 힘들어졌고, 법인·주택매매사업자 등도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을 적용받아 대출이 힘들어져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수요 위축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초구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반래퍼) 인근 R공인 관계자는 "10월 들어 거래된 물건은 아직 없다. 매수자 다섯 중 한명은 매매사업자로, 대출규제 등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면서도 "네 명의 수요자는 건재한 데다 워낙 매도물량 자체가 귀해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다 한 건씩 거래되는 것들은 계속해서 신고가를 찍지 않았나. 매도자들은 앞으로 값이 더 오를 거라 예상해서 물건을 쏟아내지 않는다"며 "대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돼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들도 있다. T공인 관계자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짜리가 32억원에 나왔다가 이달 초 35억원으로 호가를 올렸다"며 "전세를 안고 사려는 이들은 잠잠해졌으나 집주인들은 여전히 콧대가 높다"고 상황을 전했다. 

최근 신축 아파트에 투자한 젊은 갭투자자들의 움직임은 활발했다. 신축 아파트는 재건축 대비 전세가가 높아, 갭투자에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잠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잠실 엘스 등 신축 아파트는 전셋값이 주택담보대출을 최대치(40%)까지 받을 때보다 높아 갭투자가 어렵지 않다. 리센츠 전용 84㎡는 전세가 9억5000만원 수준으로 자기 자본 10억5000만원이 있으면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 2, 4주구'[사진 = 윤지은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사진 = 윤지은 기자]

◆ 분상제 유예에 재건축 집주인 '방긋'...수요 따라붙기는 힘들어

상한제 유예 소식에 재건축 막바지 단계에 다다른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거나 내놓은 매물을 거두는 움직임이다. 

이주가 진행 중인 강남구 대치구마을 1, 3지구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매도인들이 10월 들어서 호가를 올린다. 16억원 하던 게 17억원, 20~21억원 하던 게 22억원까지 한다. 수요자들은 너무 비싸다며 뒷걸음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수자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재건축 막바지 물건을 잡기 녹록지 않을 거란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 갭투자 모두 여의치 않고 물건이 귀해서다.

반포 R공인 관계자는 "원베일리의 경우 철거 중이라 전세를 낄 수도 없고, 멸실 직전이라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도 어렵다. 현금을 들이부어야 하는데, 설령 돈이 넘쳐난다 해도 (자금출처) 조사 들어올까봐 함부로 못 잡는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도 투자자 진입이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아직 철거 중이고 멸실 전이라 대출이 되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지만, 올해 대출 한도가 다 차서 더 이상 융자 접수가 안 되는 걸로 안다"며 "내년에야 융자 신청이 가능한데, 그 전에 멸실신고가 나고 대출이 안 나오면 그것에 대한 리스크는 누가 안겠나. 매수자들은 더 이상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착공이 가까워져 이미 팔 사람들은 다 팔았다. 남아 있는 매물은 최근 호가가 수천만원씩 뛰어, 거래로 이어지기 힘든 모습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인 단지들도 호가가 오르고 있다. "분양은 아직 먼 얘기"라는 인식이 있는 데다 정부 방침이 자주 바뀌면서 "분상제가 정말 시행되겠나"하는 의구심도 짙게 깔려 있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모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가 워낙  잘 나가 갭투자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은 편이다. 전용 82㎡ 22억원짜리 매물은 40%, 즉 8억8000만원까지는 주택담보대출이 나온다. 이 경우 현찰로 14억원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 2, 4주구'는 소송의 여파가 크다. 이 단지는 현재 비대위가 제기한 관리처분계획인가 무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분양가 3.3㎡당 5100만원을 보장해준다 약속해서 분상제 영향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구마을 3지구'[사진 = 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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