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심리를 살려라'...513조 예산·추석민생안정 등 대책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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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08-2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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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여당 26일 당정협의 통해 내년 예산규모 513조원대 계획

내년 예산규모에 대한 정부안은 513조원 수준이다. 골자는 여지없이 경제활력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앞서 민생경제 대책도 쏟아진다. 원안 대비 축소된 올해 추가경정예산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 뒤늦게 혁신성장 가속화 대책도 발표됐다.

갑작스런 일본 발 경제보복, 끝이 보이지 않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내수 위축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추락하는 경제심리를 일으켜세우기 위한 긴급 대책들이 끊이질 않는다. 민생경제가 이렇게 뒷걸음칠 경우, 내년 경제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정부와 여권 내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총선 패배도 우려된다.

하지만, 올해 2.4~2.5% 경제성장마저도 정부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시장 안팎의 근심만 쌓여가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올해 대비 9% 초반대 증가하는 513조원대 수준으로 편성 작업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은 공식 사전브리핑 이전의 간담회 성격으로, 부총리가 직접 참석해 예산안 규모를 설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지난해 말 취임과 동시에 경제 활력을 첫째 목표로 내세웠던 부총리이다 보니, 경기 침체기 문턱까지 다가선 경기 상황에 대한 다급한 심정도 읽힌다. 

홍 부총리는 26일 열린 '2020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도 "내년 예산안은 경제활력 제고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아 감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확장적인 기조로 편성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0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은 이날 협의를 통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을 내년에 2조원 이상 반영할뿐더러 건강보험 지원 예산을 1조원 이상 증액할 예정이다. 신혼부부·청년층이 선호하는 역세권 중심의 공공임대주택을 2만9000호로 확대 공급하고, 청년추가고용장려금·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을 확대하는 예산 편성도 예고됐다. 소상공인 경영 안정화를 위해 지역신용보증기금 재보증 출연을 통해 특례보증 공급을 5조원 확대할 뿐 아니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보증 만기 연장을 3조원 확대할 계획이다.

추석 민생안정 대책도 내놓는다. 위축된 내수 시장과 식어버린 서민 경기 체감온도를 되돌리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달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각생 신세로 전락한 5조8000억원 추경 역시 올해 안에 소진할 계획이다. 이달 초 정부는 2개월 안에 75%를 집행한 뒤 올해 안에 추경 예산을 모두 시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주 정부는 내년에 혁신 인프라인 데이터·AI와 5G에 1조7000억원,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에 3조원 등 4조7000억원의 대규모 재정을 투자해 혁신성장 가속화를 뒷받침한다는 계획도 선보였다. 일본발 글로벌 공급망 교란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물론 줄어드는 세수 압박, 외채 비율 상승 등 우려의 시선도 만만찮다. 그렇더라도 확장적 재정 투입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산업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만큼 재정 지원으로 기업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진다.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내년 예산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흘려들을 수 없다. 내년 예산안이 정부안대로 확정되면, 2017년 400조원 문턱에 올라선 이후 3년 만에 100조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은 셈이다. 그런데도 경기 상황에 대한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올해 경제성장률 2%대를 지켜낼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내년 역시도 성장의 향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중해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대증요법 차원에서 정부가 단기적으로 조치하는 대책보다는 근본적인 구조개혁 등의 노력에서 경제심리가 살아난다"며 "내년 예산안의 세부내용과 경제정책들이 얼마나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느냐가 전반적인 경제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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