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동북아 정세…한반도 둘러싼 4강 대사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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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8-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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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미 한국대사-주한 일본대사 모두 교체…주러 미국대사, 주한 미국대사도 교체 물망

[그래픽=연합뉴스]


한·일 갈등 장기화, 한·미 동맹을 흔드는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발언,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주요 4강 대사들이 교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미 실무회담, 한·일 갈등 해법 모색 등 각종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주요국 대사들이 대거 물갈이되는 만큼 동북아 정세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주미 한국대사로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을 임명했다. 1975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7년 주미대사관 참사관 시절 제네바 4자회담을 성사시켰다. 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 외교통상비서관을 했고,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외교부 차관보를 지내며 6자회담의 첫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외교부 재직 당시에는 유고슬라비아 대사·독일 대사를 지냈고, 국정원 1차장도 지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 외통위에서 활동하면서 북핵·외교 현안에 관여해 왔다.

외교가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조율하고 대미 관계를 강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란 평가가 나온다. 이 내정자는 이르면 이달 말 재개될 예정인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내년 한국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점차 격화되고 있는 한·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측 여론을 설득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주한 일본대사, 일본 외무상 교체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우선 임기가 만료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의 후임으로는 도미타 고지 주요 20개국(G20) 일본대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주한 일본대사에는 2014~2015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를 지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거론됐지만 막판에 '지한파' 인사보다는 '미국통'으로 알려진 도미타 고지로 기울었다는 게 일본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도미타 고지 대사는 일본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강경노선을 가장 잘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외무성에서 북미국장, 주이스라엘 대사 등을 역임했다. 이와 동시에 일본 외교수장인 고노 다로 외무상도 한국에 보다 강경한 인물로 교체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일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이 주한 일본대사, 외무상 등을 강경파로 바꾼다는 것은 한국에는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아베 총리가 향후 한·일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차기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로는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 소식통들을 인용, 오는 10월 물러나는 존 헌츠먼 주러 미국대사의 공백을 메울 유력 후보로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꼽고 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미시간대에서 러시아어와 정치학을 전공했고, 비영리기구 '미국 러시아 재단' '미국 러시아 기업인 협의회' 등에서 활동한, 러시아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1기 행정부에서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보좌하며 국가안보회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고,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외교자문역을 지낸 바 있다.

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월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상원의원 출마를 위해 사임한 해거티 대사 후임으로 해리 해리슨 대사와 스콧 브라운 뉴질랜드 대사가 하마평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해리 해리슨 대사는 미국 해군 역사상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4성 장군에 오른 일본계 미국인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지냈으며 미국의 세계전략 및 태평양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은 "동북아 지역이 대전환기에 처한 상황에서 주요국 대사들이 동시에 교체되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 외무상-주한 일본대사-주일 미국대사 등 한·미·일 공조를 이끌 리더십이 모두 강경파로 교체될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이 선제적인 외교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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