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한일갈등] ①줄지어 이어지는 위안부 피해자 손배소 판결...한일 관계 향방은?

박경은 기자입력 : 2021-01-14 08:00
위안부 피해자, 8일 일본 정부 상대 첫 승소 13일 예정된 소송 선고, 3월 24일로 미뤄져 일본 정부 상대 첫 판결에 한·일 모두 '촉각'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는 지난 8일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소녀상.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피해 배상 판결이 잇달아 나오며 한·일 양국 관계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국내 재판부는 지난 8일 첫 번째 손해배상 청구 소송 결과를 내놨고, 이에 일본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크게 반발했다. 일본 내부적으로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요구도 빗발치는 상황이다.

이어 13일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 선고가 예정돼 더 큰 파장이 예고됐지만, 재판부가 선고를 오는 3월로 미루며 양국 관계에 미칠 파장도 잠시 유예됐다.

다만 선고 이후 양국 관계를 고려할 때 상황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등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변론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날로 예정됐던 판결을 미루고, 변론기일을 3월 24일로 정했다.

앞서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등은 지난 2016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1주년을 기념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주권면제' 원칙을 이유로 들어 소송에 불응하고 있다. 주권면제 원칙은 다른 나라의 재판에서 국가는 피고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고 측은 주권면제 등 국가면제론을 이번 사건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8일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에게 1인당 1억원씩을 위자료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한국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 판결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일본 정부는 즉각 항의, 남관표 주일대사를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외무성 청사로 초치했다.

외교부도 즉각 대변인 논평을 내고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또 "정부는 2015년 12월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가 양국 정부의 공식 합의라는 점을 상기한다"며 "동 판결이 외교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한·일 외교장관은 최근 전화통화를 갖고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한 양국 입장을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오전 일본 측 요청으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대신과 약 20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모테기 대신은 일본 측 입장을 설명했으며, 이에 강 장관은 정부가 이미 밝힌 입장을 설명한 후 일본 정부 측에 과도한 반응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양 장관은 또 이번 건을 비롯한 다양한 양국 현안에 대해 외교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 외교 당국 간 소통에도 일본 내에서는 국내 판결에 대해 ICJ 제소로 대항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교도(共同)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자민당 외교부회장은 국내 사법부 판결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며 절대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자민당 의원은 한국 정부가 판결을 존중한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 "큰 외교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일본대사의 한국 부임 시기를 미루거나 일본이 한국 등 11개 국가·지역과 실시 중인 '비즈니스 트랙'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이와 관련, 외무성 담당자는 "온갖 선택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일 관계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흐르지 않겠나 싶다"며 "무엇보다 상황 관리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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