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검으로 돌아온 중학생 막내아들...포항 한 중학생의 투신사건 진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포항) 최주호 기자
입력 2019-08-12 15: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달궈...6일 만에 3900여명 동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 중인 ‘포항 한 중학생 투신사건에 대한 진실’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

경북 포항의 한 중학교 5층에서 투신한 중학교 3학년의 어머니가 “아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 글을 올려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故 김군의 어머니인 정지영 씨는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렸다. 12일 오전 11시 기준 3909명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 김군은 2교시 도덕 시간 교사에게 “야한 책 아니냐, 수영복 입은 여자 사진은 뭐냐”는 꾸지람을 들었다. 도덕 교사가 감기로 수업을 못해 자습을 하던 중이었다.

김군은 책에 대해 설명하려 했으나 교사는 설명 듣기를 거부했고, 20분 동안 교탁 인근에서 얼차려를 실시했으며, 옆 친구에게 책을 던져주며 더 야한 그림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시켜 주변 학생들의 비웃음을 사게 했다.

곧바로 이어진 체육 시간이 끝날 때쯤 김군은 운동장에 나가지 않고 혼자 남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중학교 폐쇄회로TV(CCTV)에는 김군이 4층 교실과 5층 복도를 오가며 고민한 흔적이 나온다.

김군의 도덕 교과서엔 "살기 싫다",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기 좋은 조건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잘못은 했지만, 무시 받았다", "(책을 빌려준) 친구는 혼내지 말라" 라는 유서 형태의 글이 적혀 있었다.

고인은 투신 직후 포항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중증외상센터가 있는 경북대병원으로 전원을 권유받았고, 경북대병원 도착 후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당일 오후 5시 3분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선생님이 아이의 해명을 들어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선생님이 모든 층을 다 순회했으면 어땠을까, 선생님이(체육시간에) 출석을 불렀으면 어땠을까”라며 “이제는 소용없는 일이지만 이랬다면 또는 저랬다면 다른 결과가 있었을까, 아이가 살 수 있었을까 반추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아이가 죽는 순간 매번 나도 같이 죽는다. 우리 가족은 모두 마음이 죽었다”고 적었다.

이어 "학교 안에서 학생 인권에 반하는 일상적인 폭력 행위를 이야기 하며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또 다른 학생이 희생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사건 발생 4개월여가 지난 6일 고인의 어머니 정지영 씨는 포항의 한 중학교와 학교법인에 대해 ▶무성의한 대응에 정중한 사과 ▶학생 사고 당일 사실관계를 시간대로 서술한 문서화된 자료의 제공 ▶신뢰성 있는 제3기관에게 의뢰해 학생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조사 ▶교육당국은 교사에 의한 일상적 폭력행위가 있었는지 중학교 및 사립재단 학교 감사 ▶제2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 수립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포항의 중학생 투신사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육아/교육부문에서 찾을 수 있으며, 청원기간은 오는 9월 5일까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